시장 군수 경선, 어떻게 이루어지나?
2026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다가 오지만, 의외로 시장 군수 경선을 비롯해 동시 지방선거 경선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깊이 있게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번 글을 통해 그 궁금증을 풀고자 합니다. 어렵고 딱딱한 말은 최대한 줄이고, 우리 일상에서 쉽게 이해하실 수 있도록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경선’이 뭔지부터 알아봅시다
경선(競選)이란 한마디로 “같은 편끼리 붙는 예선 경쟁”입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 볼까요. 우리 동네 마을 운동회에서 씨름 대표 선수를 뽑는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마을 사람 중에 씨름을 잘하는 사람이 셋이 있다면, 그 셋이 먼저 마을 안에서 붙어서 한 명을 뽑아야 합니다. 그 한 명이 나중에 옆 마을 대표와 진짜 경기를 하는 것입니다.
선거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민의힘이든 더불어민주당이든, 우리 동네 군수 후보를 한 명만 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나도 후보로 나가고 싶다”는 사람이 당 안에 여러 명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본선거 전에, 당 안에서 먼저 한 명을 골라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이 바로 경선입니다.
쉽게 말해, 경선은 “우리 당 대표 선수를 뽑는 내부 예선”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경선은 법으로 정해진 것인가?
그렇습니다. 공직선거법에는 “정당이 공직 후보자를 뽑기 위해 경선을 할 수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단, 법은 큰 틀만 정해주고, 구체적인 방법은 각 당이 알아서 정합니다. 마치 “마을에서 대표 선수를 뽑아라”는 규칙은 있지만, 씨름으로 뽑을지 달리기로 뽑을지는 마을마다 다른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중요한 규정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공직선거법 제57조의2(당내경선의 실시 등)에 따라, 당내 경선에 참여하여 탈락한 사람은 해당 선거의 같은 선거구에 무소속이나 타 정당 후보로 출마하는 것이 법적으로 완전히 금지되어 있습니다. 다만, 컷오프(경선 전 탈락)를 당했거나 경선 투표가 시작되기 전에 사퇴한 경우에는 출마가 가능합니다.

시장 군수 경선, 투표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게 있습니다. “경선은 그냥 투표해서 많이 받은 사람이 이기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시기 쉬운데, 현실은 훨씬 복잡합니다.
사실 경선의 승패는 “투표”보다 “룰과 공천, 그리고 조직”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이 점을 꼭 알고 계셔야 합니다.
첫째, 공천관리위원회의 권한이 막강합니다. 경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공천관리위원회라는 곳에서 후보 자격 심사를 합니다. 이 심사에서 탈락하면 경선 자체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여론조사에서 1등을 달리던 후보도 이 단계에서 걸러지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즉, 경선 전에 이미 승부의 절반 이상이 결정되는 셈입니다.
둘째, 전략공천이 되면 경선 자체가 사라집니다. 중앙당이 특정 인물을 후보로 낙점하면, 경쟁 없이 단독으로 공천됩니다. 당원투표도, 여론조사도 모두 의미 없어지는 것입니다. 민주당은 이를 비교적 자주 활용하고, 국민의힘도 상황에 따라 씁니다.
셋째, 가산점과 감점 제도가 결과를 뒤집기도 합니다. 두 당 모두 정치 신인, 여성, 청년, 장애인 후보에게 10~20% 수준의 가산점을 줄 수 있습니다. 반대로 탈당 후 복당한 이력이 있거나, 과거 공천 결과에 불복한 전력이 있으면 감점을 받습니다. 실제로 5% 차이로 앞서던 후보가 가산점 하나로 역전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넷째, 현직 군수나 시장은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이미 이름이 알려져 있고, 지역 조직을 장악하고 있으며, 행정 성과를 홍보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당원투표와 여론조사 모두에서 현역이 유리하게 작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섯째, 지역 조직력이 보이지 않는 핵심 변수입니다. 지역 당협위원장, 핵심 당원 조직, 지방의원 네트워크가 경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국민의힘에서는 조직력이 곧 승패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민주당은 조직력과 여론을 함께 봐야 합니다.
여섯째, 중앙당과 유력 정치인의 지원 여부도 중요시 됩니다. 흔히 “계파” 또는 “라인”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지역 국회의원이 누구를 지지하느냐, 당 지도부와 얼마나 가까우냐가 컷오프 통과 여부, 전략공천 여부, 심지어 경선 방식 결정에까지 영향을 줍니다.
화천처럼 군 단위 소규모 지역에서는 특히 지역 조직력과 현역 프리미엄, 그리고 공천관리위원회의 판단이 다른 어떤 변수보다 강하게 작용합니다. 인구가 적고 당원 수도 많지 않은 지역일수록, 소수의 핵심 당원들과 지역 네트워크가 경선 전체를 좌우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국민의힘은 어떻게 경선을 하나?
이제 각 당의 경선 방식을 살펴보겠습니다. 국민의힘은 후보를 뽑을 때 대략 이런 순서로 진행합니다.
첫째, 신청을 받습니다. “나 후보로 나가고 싶다”는 사람들이 공천 신청을 합니다.
둘째, 심사를 합니다.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신청자들을 검토합니다. 전과가 있는지,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당의 기준에 맞는지를 따져봅니다. 군수나 시장 같은 기초단체장은 해당 시·도당(예를 들어 강원도당)의 공천관리위원회가 맡습니다.
셋째, 경선을 합니다. 심사를 통과한 사람들끼리 경선을 치릅니다. 이때 투표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선거인단’이라고 합니다.
국민의힘의 경우, 선거인단은 주로 책임당원으로 구성됩니다. 책임당원이란, 정기적으로 당비(당원 회비)를 내는 성실한 당원을 말합니다. 마치 마을 부녀회에서 회비를 꼬박꼬박 내는 분들에게만 투표권을 주는 것과 비슷합니다.
시·도지사 선거는 해당 지역 유권자의 0.1% 이상, 기초단체장(군수·시장)은 0.5% 이상 또는 1,000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구성해야 합니다. 만약 책임당원 수가 부족하면, 일반 당원 중에서 추첨으로 뽑아서 채웁니다.
한마디로 국민의힘은 “충성스러운 당원들이 투표하는 방식”이 기본입니다.
넷째, 최고위원회에서 확정합니다. 경선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적으로 당 지도부(최고위원회)가 공식 후보로 확정합니다.
또한 국민의힘은 경선에서 정치 신인이나 여성, 청년 후보에게 가산점을 줄 수도 있습니다. 이는 다양한 사람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어떻게 경선을 하나?
더불어민주당의 방식은 조금 다릅니다. “국민참여경선”을 기본으로 합니다. 이름 그대로, 당원뿐 아니라 일반 국민도 경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뜻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이렇습니다.
권리당원 선거인단 투표 50% + 안심번호 선거인단 투표 50%
권리당원 선거인단은 민주당에 가입해 당비를 내는 당원들로 구성된 투표단입니다. 국민의힘의 책임당원과 비슷한 개념입니다.
안심번호 선거인단은 이동통신사에서 실제 전화번호 대신 임시로 만들어주는 안심번호를 통해 모집한 일반 유권자들입니다. 쉽게 말해, 당원이 아닌 일반 시민들도 경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이 안심번호 선거인단의 투표는 경우에 따라 여론조사 방식으로 대체하기도 합니다. 전화를 걸어 “A 후보를 지지하십니까, B 후보를 지지하십니까?” 하고 묻는 방식입니다.
민주당은 또 경선에 나오려는 사람이 5명 이상이면 먼저 예비경선을 치릅니다. 예비경선은 당원들끼리만 하는 경선입니다. 이 예비경선에서 일정 수의 후보로 줄인 다음, 본경선을 치르는 방식입니다.
두 당의 차이 비교
핵심 차이는 이렇습니다. 국민의힘은 “우리 당 충성 당원들이 우리 대표 선수를 뽑는다”는 색채가 강합니다. 당내 결속과 충성도를 중시하는 방식입니다. 반면 민주당은 “당원도 뽑고, 일반 시민도 함께 참여해서 뽑는다”는 방식입니다.
어느 방식이 더 좋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당원 중심은 당의 정체성과 결속력을 지킬 수 있고, 시민 참여는 민심을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 어느 당이든 경선 룰 자체가 중간에 바뀌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론조사 비율을 조정하거나, 결선투표를 추가하거나, 컷오프 기준을 바꾸는 것 모두 공천관리위원회가 결정합니다. 이 룰 변경이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기도 하므로, 경선 방식이 발표되는 순간부터 이미 보이지 않는 경쟁이 시작된다고 보아도 됩니다.
경선이 끝난 뒤, 탈락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자, 이제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할 차례입니다. 경선은 결국 누군가는 이기고 누군가는 지는 과정입니다. 문제는 경선이 끝난 후에 일어납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종종 보셨을 겁니다. 이장 선거가 끝나고 나면 진 사람이 “선거가 불공정했다”며 불만을 터뜨리거나, 이웃과 사이가 틀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당 경선도 마찬가지입니다.
탈락자들 중 일부는 경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이렇게 행동합니다.
첫째, 자신이 그동안 몸담았던 당을 떠나 반대 당으로 이동하는 경우입니다. “내가 우리 당에서 떨어졌으니, 상대방 당으로 가서 복수하겠다”는 심리가 깔려 있습니다.
둘째, 어느 당도 아닌 무소속으로 남는 경우입니다. 당을 떠나지도 않고, 그렇다고 결과를 받아들이지도 않은 채 어정쩡하게 남아있는 것입니다.
이런 행동이 왜 문제일까요?
생각해 보십시오. 마을 대표 선수 뽑기에서 진 사람이 “나 억울해서 못 살겠다”며 갑자기 옆 마을 대표로 출전한다면 어떨까요? 마을 사람들이 그 사람을 어떻게 볼까요? “아, 저 사람은 우리 마을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냥 자기 욕심 때문에 대표를 하고 싶었던 거구나” 하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실제로 정치에서 이렇게 당을 옮기는 사람들을 ‘철새’라고 부릅니다. 여름엔 이 나라에 왔다가 겨울엔 저 나라로 날아가는 철새처럼, 자기 이익에 따라 이리저리 옮겨다닌다는 뜻입니다. 한번 ‘철새’라는 낙인이 찍히면 정치인으로서 신뢰를 회복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또 그렇게 당을 배신하고 나간다고 해서 후에 실제로 성공할 수 있을까요? 냉정하게 따지면, 배신자를 따라나서는 표는 기껏해야 그 사람과 가족, 아주 가까운 지인 정도입니다. 유권자들은 생각보다 훨씬 냉정하게 판단합니다.
경선 탈락, 그것이 끝이 아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경선에서 탈락했지만 그 결과를 깨끗하게 받아들이고 더 큰 정치인이 된 사례가 많습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처음 도전에서 실패를 겪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더 단단해져서 결국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역 선거에서 한두 번 낙선하거나 경선에서 탈락한 후, 묵묵히 지역을 위해 일하며 나중에 주민들의 신뢰를 얻어 당선된 분들이 있습니다. 지는 것이 끝이 아니라, 어떻게 처신하느냐가 다음 기회를 만든다는 뜻입니다.
반면 경선 탈락 후 당을 배신하고 반대편으로 간 사람들 중 많은 수가, 연쇄적인 실패로 이어져, 이후 정치 생명도 사실상 끝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승복이 민주주의의 꽃
우리가 학교 다닐 때 초등학교 반장 선거를 생각해 봅시다. 반장 선거에서 진 친구가 “이 반은 내가 안 하겠다”며 다른 반으로 옮기겠다고 한다면, 어떻게 생각할까요? 아마 모두 “저 아이 참 대책없다”고 할 것입니다.
경선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 것은 그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오히려 어른이고, 공인(公人)을 지망하는 사람이 그런 행동을 한다면, 더 큰 실망을 줍니다.
물론 경선 과정이 언제나 완벽하게 공정한 것은 아닙니다. 앞서 설명드렸듯이, 공천관리위원회의 판단, 중앙당의 개입, 가산점 제도 등 다양한 변수가 결과에 영향을 미칩니다. 억울하다는 감정이 생기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억울함을 표출하는 방식이 당을 배신하는 것이어서는 안 됩니다. 불공정하다고 느낀다면, 정해진 절차와 공식 채널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입니다.
공인이 되겠다는 사람은 이기고 지는 것을 품위 있게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기본 예의이고, 그 품위가 결국 그 사람의 진짜 그릇을 보여줍니다.
경선에서 이긴 사람은 “나 혼자 잘해서 이긴 것이 아니라, 많은 분들이 선택해 주셨다”는 겸손함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탈락한 사람은 “이번엔 내 부족함을 인정하고, 더 잘 준비해서 다음에 도전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경선 탈락 후 깨끗하게 승복하고 당의 후보를 도운 사람은, 설령 그 선거에서 당이 지더라도 당내에서 신뢰와 존경을 받습니다. 그 신뢰가 쌓여 다음 경선, 다음 선거에서 더 강한 출발점을 만들어 줍니다. 정치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오래 달리는 마라톤입니다.
우리 유권자들도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경선이라는 것은 정치인들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 유권자들도 이 과정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경선 과정을 잘 지켜보면, 그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습니다. 경선 과정에서 어떤 공약을 내세우는지, 상대 후보를 어떻게 대하는지, 경선에서 탈락했을 때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 이 모든 것이 그 사람의 인성과 리더십을 보여주는 창입니다.
특히 경선 탈락 후의 행동은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깨끗하게 승복하고 당의 후보를 응원하는 사람이라면, 훗날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역을 위해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경선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당을 배신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당선된 후에도 자기 이익 앞에서 주민을 배신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또한 경선 자체가 공천관리위원회나 중앙당의 입김으로 흔들리는 모습이 보인다면, 그것도 유권자가 눈여겨봐야 할 대목입니다. 경선이 얼마나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됐는지를 따지는 것도 우리 군민의 권리입니다.
마치며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경선은 같은 당에서 후보를 한 명으로 좁히는 예선 과정입니다. 그런데 그 결과는 단순히 투표 숫자로만 결정되지 않습니다. 공천관리위원회의 심사, 전략공천 여부, 가산점 제도, 현역 프리미엄, 지역 조직력, 중앙당의 영향력, 이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경선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보이는 결과 뒤에 숨은 구조까지 함께 들여다봐야 합니다. 그리고 경선 탈락 후 당을 배신하거나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 행동은, 그 사람의 인성과 역량의 한계를 스스로 드러내는 것입니다.
선거는 결국 사람을 뽑는 일입니다. 공약도 중요하지만, 그 사람이 어떤 품성을 가졌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경선 과정에서 그 품성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우리 화천군민 모두가 현명한 선택을 하시길 바라며, 이번 지방선거가 화천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화천인사이트 발행인, Publisher@hwacheon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