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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다소 과장처럼 들릴 수 있는 이 표현은 사실 인간의 심리와 조직의 작동 원리를 정확히 꿰뚫고 있는 말입니다. 거대한 고래조차 조련사의 작은 신호와 보상에 반응해 수면 위로 몸을 던지고, 물 위에서 회전하며 관객을 즐겁게 합니다.

우리는 흔히 누군가 성과를 내면 그것이 ‘당연한 결과’라고 여기고, 실수가 발생하면 그때서야 목소리를 높입니다. 특히 공공조직이나 관료사회에서는 칭찬보다 지적이, 격려보다 통제가 익숙합니다. 그러나 과연 그런 방식이 사람을 성장시키고 조직을 발전시키는 데 최선의 방법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의 의미를 짚어보고, 필자가 공직에 몸담으며 직접 경험했던 한 사례를 통해 칭찬과 인정이 한 개인의 태도와 인생의 방향까지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1.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의 진짜 의미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말은 단순히 듣기 좋은 말을 해주라는 뜻이 아닙니다. 이 표현의 핵심은 인정과 신뢰가 가진 동기부여의 힘에 있습니다. 고래는 본래 춤을 추는 동물이 아닙니다.

그러나 조련사는 고래의 행동 하나하나를 관찰하며, 바람직한 행동이 나왔을 때 즉각적인 보상과 긍정적 신호를 보냅니다. 그 결과 고래는 스스로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이전보다 더 높은 수준의 동작을 시도하게 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칭찬은 단순한 미사여구가 아니라, “당신의 노력과 능력을 나는 보고 있다”는 메시지입니다. 이 메시지는 개인에게 안정감을 주고, 자신이 조직 안에서 의미 있는 존재라는 확신을 심어줍니다.

그 확신은 곧 책임감과 자발성으로 이어집니다. 결국 칭찬은 상대를 나태하게 만드는 도구가 아니라, 오히려 더 높은 목표를 향해 스스로 움직이게 만드는 강력한 동력입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2. 공직사회에서 칭찬이 인색한 이유

현실의 공직사회는 어떻습니까. “칭찬하면 버릇 나빠진다”, “공무원이 일을 잘하는 건 당연하다”는 인식이 여전히 뿌리 깊습니다. 감사나 격려보다는 지적과 책임 추궁이 앞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수하지 않기 위해 움직이는 조직, 눈에 띄지 않기 위해 무난함을 선택하는 분위기 속에서 창의성과 도전정신은 점점 설 자리를 잃습니다. 이러한 문화 속에서 칭찬은 사치처럼 여겨집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바로 그렇기 때문에 공공조직일수록 칭찬의 효과는 더욱 큽니다. 드문 만큼 그 무게가 크고, 형식적인 말 한마디보다 진심 어린 인정은 오랫동안 마음에 남습니다.

3. 화천군청 기획계장 시절의 기억

필자가 화천군청에서 기획계장으로 근무하던 시절의 일입니다. 어느 날 한 월간 잡지사로부터 군수님의 인사말 원고를 요청받았습니다. 이 작업은 결코 가볍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해당 잡지는 공공기관과 정책 관계자들이 두루 읽는 매체였고, 한 번 실리면 회사나 국립도서관에 소장될 정도로 기록성이 강한 매체였습니다.

그만큼 문장 하나, 표현 하나에도 신중을 기해야 했습니다. 군수님의 철학과 군정 방향을 담아내되, 잡지사의 성격과 독자층에도 맞아야 했습니다. 필자는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 문장을 고치고 또 고쳤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단어 하나를 두고도 수차례 고민했고, 문단의 흐름이 자연스러운지 계속해서 읽어 내려갔습니다.

4. 뜻밖의 한마디, 그리고 신뢰

원고를 완성한 뒤 검토를 받기 위해 군수실을 찾았습니다. 평소 군수님은 상당히 꼼꼼한 성격이었습니다. 표현 하나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처음부터 다시 쓰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날도 어느 정도의 수정은 각오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군수님은 원고를 받아 들고 이렇게 물었습니다.
“이거 기획계장이 직접 썼나?”
“네, 잡지사 의도에 맞춰서 작성했습니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군수님은 뜻밖의 말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그냥 보내.”

원고를 끝까지 읽지도 않았고, 수정 지시도 없었습니다. 바쁜 상황도 아니었지만, 그만큼 필자의 판단과 글을 신뢰한다는 의미였습니다. 그 짧은 한마디는 긴 설명이나 화려한 칭찬보다 훨씬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5. 칭찬이 만든 변화

솔직히 말해 그 이후로 이틀 정도는 기분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단순히 잘 마쳤다는 만족감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인정을 받고 있다는 느낌, 그리고 신뢰받고 있다는 확신 때문이었습니다.

그 경험은 필자에게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었습니다. ‘내 판단과 표현이 틀리지 않았구나’라는 확신은 이후 다른 글을 쓸 때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 작은 인정이 쌓여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고, 표현에 더 과감해질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경험이 오늘날 인터넷 매체의 발행인으로 활동하게 된 과정의 한 출발점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거창한 교육이나 특별한 훈련이 아니라, 한 번의 신뢰와 묵시적 칭찬이 인생의 방향을 조금씩 바꿔 놓은 것입니다.

6. 칭찬은 사람을 키우는 행정의 도구입니다

이 사례는 결코 개인적인 미담으로 끝날 이야기가 아닙니다. 칭찬과 인정은 조직 운영의 중요한 도구입니다. 특히 사람을 통해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 행정조직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예산이나 제도는 한계가 있지만, 사람의 잠재력은 칭찬을 통해 얼마든지 확장될 수 있습니다.

실과장 및 읍면장의 직원들에 대한 한마디 인정은 보고서 한 권의 지침보다 강력합니다. 동료의 진심 어린 칭찬은 어떤 인사평가 점수보다 오래 남습니다. 칭찬은 비용이 들지 않지만, 효과는 매우 큽니다. 그것이 바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는’ 이유입니다.

결론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말은 결코 가벼운 수사가 아닙니다. 그것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을 변화시키며, 나아가 인생의 방향까지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진 언어입니다. 필자가 경험했던 작은 인정의 순간은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그만큼 칭찬은 오래 남고, 깊이 작용합니다.

우리는 너무 쉽게 지적하고, 너무 칭찬에 인색합니다. 그러나 조직도, 사회도 결국은 사람으로 움직입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강압이 아니라 신뢰이며, 그 신뢰의 가장 쉬운 표현이 바로 칭찬입니다.

오늘 하루, 누군가의 노고를 당연하게 여기기보다 한마디 따뜻한 인정의 말을 건네보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그 한마디가 또 다른 고래를 춤추게 하고, 또 하나의 가능성을 세상 밖으로 이끌어낼지도 모를 일입니다.【화천인사이트 발행인, Publisher@hwacheon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