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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화천군 제야의 종, 군민의 종각에서 울린다

2025년의 마지막 밤, 화천군은 12월 31일 오후 11시 30분부터 군청 울타리 내에 새롭게 조성된 ‘화천군민의 종각’에서 제야의 종 타종 행사를 개최합니다. 올해 처음으로 군민의 생활 공간 가까이에서 울리는 이 종소리는, 2,000관(5톤) 규모의 화천군민대종과 함께 2026년 새해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동안 평화의 댐 세계평화의 종공원에서 진행돼 왔던 제야의 종 행사가 군청으로 옮겨오면서, 화천군의 연말 풍경은 보다 활기차고, 보다 많은 군민이 함께하는 모습으로 변화하게 됩니다.

■ 제야의 종, 단순한 행사를 넘어선 공동체의 의식

제야의 종은 한 해의 마지막 순간을 장식하는 상징적 의례입니다. 종소리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힘을 지닙니다. 한국 사회에서 제야의 종은 오랫동안 국가적 상징과 연결돼 왔으나, 오늘날에는 각 지역이 저마다의 의미를 담아 공동체의 의식으로 재해석하고 있습니다.

화천군의 제야의 종 타종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지역 공동체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문화 행위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입니다. 특히 올해 화천군이 조성한 ‘군민의 종각’은 그 상징성이 남다릅니다.

행정의 중심 군청 울타리 안에 종각을 조성했다는 사실은, 행정과 군민의 삶을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공동체로 인식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종소리는 더 이상 멀리서 들리는 상징이 아니라, 군민의 일상 가까이에서 함께 울리는 공동의 언어가 됩니다.

화천군 제야의 종, 군민의 종각
화천군 제야의 종, 군민의 종각(이미지 출처 : 화천군 페이스북)

■ 평화의 댐에서 군청으로, 장소 변화가 가진 의미

그동안 화천군의 제야의 종은 평화의 댐이라는 상징적 공간에서 울려 퍼졌습니다. 분단과 평화의 의미를 함께 품은 장소였지만, 최전방이라는 특성상 접근성의 한계는 분명했습니다. 늦은 밤 이동의 부담, 교통과 안전 문제는 참여의 폭을 좁히는 요인이었습니다.

군청 청사 내 ‘군민의 종각’으로의 이전은 이러한 현실적 문제를 해소함과 동시에, 제야의 종을 보다 많은 군민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행사로 변화시킨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장소 변경이 아니라, 참여 중심 행사로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할 것입니다. 제야의 종이 ‘상징적 행사’에서 ‘체험적 공동체 의식’으로 확장되는 지점입니다.

■ 행정 공간에서 울리는 종소리의 상징성

군청은 정책과 행정이 집행되는 공간입니다. 그 공간에서 울리는 종소리는 행정의 일방적 메시지가 아니라, 군민과 행정이 함께 나누는 시간의 소리입니다.

‘군민의 종각’이라는 명칭이 의미하듯, 이 종은 특정 인물이나 기관을 위한 종이 아닙니다. 군민 모두의 기억과 바람을 담아내는 종입니다. 종소리는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울리며, 그 순간만큼은 직위와 역할을 넘어 모두가 같은 시간을 공유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지방자치가 지향해야 할 공동체의 모습입니다.

■ 연말과 연초를 잇는 화천군의 시간 구성

화천군의 연말연시 일정은 하나의 흐름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12월 31일 오후에는 군청 대회의실에서 종무식이 열리고, 밤에는 제야의 종 타종이 이어집니다. 새해 첫날 아침에는 화천읍 서화산 전망대에서 병오년 해맞이 행사가 열리며, 군민과 공직자, 기관·단체 관계자들이 함께 소원풍선을 날리고 풍물단의 길놀이 공연이 이어집니다.

이어 1월 2일에는 충렬탑과 자유수호희생자 위령탑 참배, 그리고 시무식이 진행됩니다. 이 일련의 과정은 과거를 정리하고, 현재를 맞이하며, 미래에 대한 책임을 확인하는 공동체의 시간표라 할 수 있습니다. 제야의 종은 이 모든 흐름의 중심에서 ‘전환의 순간’을 상징합니다.

■ 문화행사로서의 확장 가능성

제야의 종 행사는 단순한 의식이 아니라, 지역 문화 콘텐츠로 성장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풍물 공연과 군민 참여 요소는 행사에 생동감을 더하며, 관 주도의 형식적 행사에서 벗어나 주민 주도형 문화 행사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향후에는 청소년과 청년 세대의 참여 확대, 군민 대표 타종, 화천의 역사와 평화의 의미를 담은 상징적 연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확장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도는 제야의 종을 ‘한 번 보고 끝나는 행사’가 아니라, 매년 기다려지는 지역 문화로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 지속 가능한 행사로 가기 위한 과제

물론 과제도 있습니다. 행사 운영이 관성에 빠지지 않도록 매년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야 하며, 안전 관리와 질서 유지, 환경에 대한 계획도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한 ‘군민의 종각’을 연중 활용 가능한 상징 공간으로 발전시켜, 제야의 종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도록 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종소리를 기록하고 아카이빙하는 작업 역시 중요합니다. 해마다 울린 종소리와 그 순간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길 때, 제야의 종은 화천군 공동체의 역사로 축적됩니다.

■ 종소리는 끝이 아니라 약속

2025년 12월 31일 밤, 화천군민의 종각에서 울리는 종소리는 한 해의 끝을 알리는 동시에, 새로운 시작에 대한 약속입니다. 그것은 더 많은 군민과 함께 시간을 나누겠다는 약속이며, 공동체의 삶 가까이에서 행정을 펼치겠다는 다짐입니다.

종은 말이 없지만, 그 울림은 분명합니다. 화천군의 제야의 종이 매년 군민의 기억 속에서 더욱 깊은 의미로 자리 잡기를 기대합니다. 공동체가 함께 울리는 종소리야말로, 지역이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분명한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화천인사이트 발행인, Publisher@hwacheon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