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화천! 2026년 화천산천어축제 첫날 풍경
대한민국 대표 겨울축제, 아니 이제는 세계인이 함께 찾는 글로벌 겨울축제로 자리 잡은 ‘얼음나라 화천산천어축제’가 화려한 막을 올렸습니다.
23일간 이어질 겨울 대축제의 첫날 풍경은 그 자체로 한 편의 다큐멘터리 같았고, 때로는 코미디 같았으며, 무엇보다도 “겨울이 이렇게 즐거운 계절이었나”라는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
새벽 4시의 분주함, 축제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축제는 오전 8시 30분 낚시터 개장과 함께 시작된다고들 말하지만, 사실 화천산천어축제의 하루는 그보다 훨씬 이른 새벽부터 움직입니다. 축제 첫날, 군청 직원과 현장 요원들은 새벽 4시부터 얼음판 점검과 천공 작업, 안전 로프 설치, 교통 통제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축제장 얼음 두께는 평균 25~30cm. 숫자로 보면 단순한 수치지만, 그 위에는 수만 명의 기대와 설렘이 올라서게 됩니다. 그래서 화천산천어축제에서 ‘얼음’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주인공 중 하나입니다.
얼음구멍 앞에 앉은 사람들, 그 표정만으로도 축제다
오전 8시 30분, 낚시터가 개장되자마자 축구장 수십 개를 합쳐 놓은 듯한 광활한 얼음판 위로 사람들이 빠르게 자리를 잡기 시작합니다. 이미 깔끔하게 뚫려 있는 얼음구멍 앞에 작은 의자를 놓고 앉은 이들의 표정은 각양각색입니다.
낚시 경력 수십 년이라는 베테랑은 “오늘은 몇 마리나 나올까”라는 여유로운 미소를 띠고 있고, 생애 첫 얼음낚시에 도전한 아이는 구멍 속을 들여다보며 얼굴을 한껏 가까이 댑니다.
그리고 그 잠깐의 정적을 깨는 순간이 옵니다.
“어? 어! 잡았다!”
짧은 외침과 함께 얼음 위로 튀어 오르는 은빛 산천어 한 마리. 그 순간 주변 사람들까지 박수를 치며 함께 기뻐합니다. 화천산천어축제의 묘미는 바로 이 낯선 이들 간의 즉석 연대감에 있습니다. 여기서는 옆 사람도 잠시 동지가 됩니다 .
낚시만 하는 축제? 화천에선 그 말이 통하지 않는다
화천산천어축제를 처음 찾는 이들이 가장 놀라는 점은 “낚시 말고도 할 게 이렇게 많다.”라는 반응입니다.
얼음낚시터를 한 발짝만 벗어나면, 또 다른 겨울 왕국이 펼쳐집니다. 아이들은 눈썰매장에서 튜브를 끌고 언덕을 오르내리고, 어른들은 아이스 봅슬레이와 얼음썰매에 은근히 진심이 됩니다. “아이 때문에 탔어요”라고 말하지만, 정작 더 크게 웃는 쪽은 어른들입니다.
반팔 차림의 용기, 산천어 맨손잡기
화천산천어축제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 있습니다. 바로 영하의 날씨 속에서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 얼음물에 뛰어드는 사람들입니다.
‘산천어 맨손잡기’ 체험장에서는 매일같이 작은 용기 대회가 열립니다.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는 순간 얼굴이 일그러지지만, 그 안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산천어를 잡아 올리는 순간 모든 표정이 환희로 바뀝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가족과 연인, 친구들은 연신 사진을 찍으며 응원을 보냅니다. 이 장면을 처음 보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이게 정말 한국의 겨울 축제냐”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화천에서는 추위도 하나의 콘텐츠가 됩니다 .
세계 겨울축제를 한자리에, 얼음과 빛의 향연
올해 축제장에서 특히 눈길을 끈 공간은 실내 얼음조각광장입니다. 중국 하얼빈 빙등축제를 연상케 하는 이 공간에는 세계적인 빙등 장인들이 참여해 만든 대형 얼음 조각들이 전시돼 있습니다.
태극기 조형물 앞에서는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멈추고, 세계 유명 건축물을 형상화한 얼음 조각 앞에서는 아이들이 “여기 가본 적 있어?”라며 상상의 여행을 시작합니다.
밤이 되면 또 다른 세계가 열립니다. 화천읍 중앙로 일대에 조성된 선등거리는 수많은 빛으로 겨울밤을 채웁니다. DJ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야간 페스티벌은 낮의 축제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냅니다. 낮이 가족의 시간이라면, 밤은 청춘과 낭만의 시간입니다 .
먹는 즐거움까지 완성해야 진짜 축제다
축제장에서 하루 종일 놀다 보면 자연스럽게 배가 고파집니다. 그때 가장 붐비는 곳이 바로 산천어 구이터와 회센터입니다.
조금 전까지 얼음 아래를 헤엄치던 산천어가 금세 노릇노릇하게 구워지고, 신선한 회로 변신합니다. 아이들은 “내가 잡은 거야”라며 괜히 한 번 더 자랑하고, 어른들은 막걸리 한 잔에 겨울 이야기를 곁들입니다.
화천산천어축제의 음식은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경험의 연장선입니다. 직접 잡고, 직접 먹는 이 과정이야말로 이 축제를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
작은 군의 큰 축제, 지역을 살리는 겨울의 힘
인구 2만여 명의 작은 접경 도시 화천이 매년 15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맞이할 수 있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화천산천어축제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의 생존 전략이자 자부심이기 때문입니다.
축제가 만들어내는 직접 경제효과는 연간 약 1천억 원. 이는 화천군 연간 예산의 4분의 1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숙박업소, 음식점, 전통시장, 그리고 지역 농특산물까지 축제의 온기가 골고루 퍼집니다 .
결론
2026년 1월 10일, 화천산천어축제의 첫날은 단순히 “축제가 시작됐다”는 의미를 넘어섰습니다. 그것은 한겨울에도 사람을 모으고, 웃음을 만들며,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는 축제의 힘을 다시 한 번 증명한 하루였습니다.
얼음 위에서 낚싯대를 드리우던 아이의 설렘, 맨손잡기 체험장에서 터져 나오던 환호, 선등거리의 빛 아래서 나누던 웃음까지. 이 모든 장면은 화천이라는 작은 도시가 세계를 향해 건네는 겨울 인사와도 같았습니다.
“얼지 않은 인정, 녹지 않는 추억.”
화천산천어축제가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아온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2026년 축제 첫날에도, 여전히 유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