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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에서 기름값 제일 싼 주유소, 파로호 주유소

파로호 주유소 이야기입니다. 화천에서 기름값 제일 싼 주유소라는 타이틀을 정했지만, 사장님과 별도의 인터뷰는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현황을 보는 것으로 충분했습니다.

봄이 왔다고 하지만,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여전히 차갑습니다. 장바구니 물가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거기에 기름값마저 치솟으니 차 한 번 움직이는 것도 계산기를 두드려야 하는 세상이 됐습니다.

화천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압니다. 이 산골 접경지역에서 차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도구라는 것을 말입니다. 읍내까지 나가려 해도, 기름값이 먼저 떠 올리는 요즘입니다. 그런 화천에서, 작지만 묵직한 이야기 하나가 조용히 퍼지고 있습니다.

파로호 주유소, 그 간판 앞에서 걸음을 멈추다

화천읍 대이리, 대붕초등학교를 향해 가다 보면 조금 못 미쳐 왼편에 파로호 주유소가 있습니다. 크게 화려하지도 않고, 요란한 현수막이 걸려 있지도 않습니다. 그냥 소박하게, 오래된 동네 주유소처럼 서 있습니다.

사실 이 주유소는 꽤 오랜 기간 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내부 사정이야 알 수 없지만, 굳게 닫힌 셔터 앞을 지나다니던 주민들은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문 닫힌 주유소 하나가 화천 사람들의 이야기 거리는 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간동면에 사시는 분이 이 주유소를 인수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불을 켰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반가운 일이었는데, 더 따뜻한 소식이 뒤따랐습니다.

화천에서 기름값이 가장 싸다.

화천에서 기름값 제일 싼 주유소, 파로호 주유소
화천에서 기름값 제일 싼 주유소, 파로호 주유소

“농협 주유소가 제일 싸지 않나요?” 많은 분들의 오해

여기서 잠깐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막연하게 “농협 주유소는 당연히 싸겠지”라고 생각합니다. 협동조합이니까, 농민을 위한 곳이니까, 이윤보다 공익을 앞세울 것 같으니까. 그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오피넷(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앱이나 포털에서 화천군 주유소 가격을 검색해 보면 금방 확인할 수 있습니다. 농협 주유소가 반드시 가장 저렴한 것은 아닙니다.

왜 그럴까요. 농협 주유소가 싸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면세유 때문입니다. 농기계, 어선, 농업용 시설에 쓰이는 면세 경유와 등유는 세금이 면제된 가격으로 공급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 눈에는 농협이 훨씬 싸 보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자격을 갖춘 농민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일반 차량용 휘발유와 경유, 즉 우리가 일상적으로 넣는 기름의 경우, 농협 주유소도 결국 정유사로부터 기름을 받아오는 구조는 다른 주유소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운영비, 인건비, 시설 유지비, 그리고 조합 운영에 필요한 일정 수익까지 감안하면 가격이 극적으로 낮아지기 어렵습니다.

기름값은 어떻게 결정되나

주유소 기름값의 구조를 간단히 들여다보면 이렇습니다.

우리가 주유소에서 내는 기름값은 크게 원유 수입 원가 + 정제 비용 + 정유사 마진 + 유통 비용 + 세금 + 주유소 마진으로 이루어집니다. 이 중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큽니다.

휘발유 1리터에는 교통·에너지·환경세, 교육세, 주행세, 부가가치세 등이 겹겹이 붙어 있어, 실제 기름 원가보다 세금이 더 많은 경우도 있습니다.

주유소마다 가격이 다른 이유는 결국 마지막 항목, 주유소 마진에 달려 있습니다. 정유사에서 공급받는 가격은 큰 틀에서 비슷합니다.

그러나 각 주유소가 얼마의 마진을 붙이느냐, 임대료와 인건비 같은 고정비가 얼마냐, 셀프냐 풀서비스냐에 따라 소비자 가격은 리터당 수십 원에서 백 원 이상까지도 차이가 납니다. 결국 싼 주유소를 찾는 것은 마진을 적게 가져가는 주유소를 찾는 것과 같습니다.

“마진을 대폭 낮추기로 했습니다”

파로호 주유소 사장님께 직접 물었습니다.

“농협보다 기름값이 싼 이유가 뭔가요?”

대답은 길지 않았습니다. 그 짧은 말 속에 생각보다 많은 것이 담겨 있었습니다.

“요즘 기름값이 치솟고 있는데, 우리 같은 서민들에게 큰 부담이잖아요. 그래서 마진을 대폭 낮추기로 한 겁니다. 어려움 분담이라고 봐 주세요.”

어려움 분담. 거창한 말도 아니고, 사회적 캠페인도 아니고, 지자체 지원을 받은 것도 아닙니다. 그냥 한 사람이, 장사를 하면서도 이웃의 형편을 먼저 생각해서 내린 결심입니다.

2026년 3월 21일 오후 6시 기준으로 확인한 파로호 주유소의 가격은 이렇습니다.

  • 차량용 휘발유 1,796원
  • 차량용 경유 1,785원
  • 등유 1,350원
  • 면세 휘발유 951원
  • 면세 경유 1,179원
  • 면세 등유 1,156원
파로호 주유소 면세유 가격(2026.3.21현재)

인근 대부분의 주유소에서 일반 휘발유가 1,800원을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이 가격 차이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10리터를 넣어도 수백 원, 한 달이면 몇 천 원, 일 년이면 그게 장보기 한 번 값이 될 수 있습니다.

다른 주유소에서는 면세 휘발유도 1,000원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농기계가 필수인 농민에게는 면세 경유 가격이, 겨울 한 철 보일러를 걱정하는 가정에게는 등유 가격이, 매일 차를 몰아야 하는 직장인에게는 휘발유 가격이 직접적인 생계와 맞닿아 있습니다.

접경지역의 온도는 사람이 만든다

전국 농촌이 그렇듯 화천 또한 인구가 적고, 젊은이가 떠나고, 대도시에 비해 편의시설이 부족하고, 그런 이야기들이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이야기들이 전부도 아닙니다.

이 땅에는 여전히, 이웃의 어려움을 자기 일처럼 느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간동면에서 살다가 오래 비어 있던 주유소 하나를 인수해 문을 다시 열고, 수익보다 주민의 부담을 먼저 생각한 이 사장님처럼 말입니다.

크게 선전하지도 않고, 누가 알아주길 바라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그냥 묵묵히 기름값을 낮추고, 기름을 넣으러 온 손님에게 담담하게 말했을 것입니다. “어려움 분담이라고 봐 주세요”라고.

요즘 같은 세상에, 그 말 한 마디가 참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 이윤을 줄이고 이웃을 택한 선택. 그것이 거창한 복지 정책보다, 화려한 공약보다, 때로는 더 깊이 사람의 마음을 건드립니다.

파로호 주유소의 문이 다시 열렸습니다. 화천읍 대이리, 대붕초등학교 조금 못 미쳐에 있습니다. 오늘 기름이 필요하다면, 한 번 들러보시길 권합니다.

기름값 몇 원 아끼는 것도 좋지만, 이런 마음을 가진 이웃에게 응원 한 번 보내는 것, 그것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따뜻한 어려움 분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화천인사이트 발행인, Publisher@hwacheonin.com】

【파로호 주유소】 강원특별자치도 화천군 화천읍 평화로 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