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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논평] 12년의 실험, 2026년의 선택, 최문순 화천군수 신년사

2026년 화천군수 신년사는 단순한 연례 인사말의 차원을 넘어섭니다. 민선 6기부터 8기까지 12년을 관통한 군정의 총결산이자, 한 지방자치단체가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책적 선언에 가깝습니다.

특히 이번 신년사는 3선 군수 임기의 마지막 해라는 점에서, 성과의 나열보다 방향과 철학, 그리고 남겨질 유산에 대한 자의식이 강하게 드러납니다 .

최문순 화천군수는 신년사 서두에서 “우리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자”고 강조합니다. 이 문장은 단순한 감정적 호소가 아닙니다. 인구 감소, 접경지역, 재정 여건의 한계라는 삼중의 제약 속에서도 화천군이 선택해 온 정책 경로가 결코 소극적이지 않았음을 전제로 합니다.

이 신년사는 화천군이 지난 12년 동안 무엇을 실험했고, 어떤 방식으로 지방행정을 재정의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함축된 기록입니다.

2026년 최문순 화천군수 신년사[원문]

‘작은 지자체’라는 한계를 뒤집은 정책 실험

화천군정의 가장 큰 특징은 규모의 열세를 정책의 집중도로 상쇄해 왔다는 점입니다. 대학생 자녀 등록금 전액 지원과 거주비 지원, 전국 최고 수준의 돌봄 체계, 출산율 상위권 유지, 온종일 돌봄시설의 선도적 도입은 모두 중앙정부나 광역자치단체조차 망설였던 영역입니다 .

일반적으로 지방 소멸 위기 대응 정책은 ‘유입’에 초점을 맞춥니다. 그러나 화천군의 접근은 다릅니다. 이미 거주하는 군민, 특히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 “떠나지 않아도 되는 조건”을 만드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 왔습니다.

등록금과 주거비 지원은 단기적 현금성 복지가 아니라, 지역 정주 구조를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투자에 가깝습니다.

이는 지방자치 정책에서 흔히 나타나는 ‘행사 중심 행정’이나 ‘토목 위주 개발’과 분명한 대비를 이룹니다. 화천군정은 눈에 띄는 구조물을 앞세우기보다, 가계 지출 구조를 직접적으로 개선하는 방식으로 군민의 체감도를 높여 왔습니다.

최문순 화천군수
최문순 화천군수

교육과 돌봄, 화천군정의 핵심 축

이번 신년사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분야는 단연 ‘아이 기르기 좋은 화천’ 정책입니다. 이는 상징적 표현이 아니라 군정의 실질적 중심축입니다. 대학생 등록금 실비 100% 지원, 거주 공간 지원금 상향, 세계 100대 대학 유학생 지원, 군인 자녀 모집형 자율형 공립고 건립 추진 등은 단일 정책이 아니라 하나의 교육 생태계로 연결돼 있습니다 .

특히 군인 자녀를 대상으로 한 자율형 공립고 건립은 접경지역이라는 화천의 구조적 특성을 정책 자산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읽힙니다. 군부대 주둔이라는 현실을 부담이 아닌 기회로 재구성한 점에서, 이 정책은 지방자치 행정의 창의적 사례로 평가할 만합니다.

또한 ‘스마트 안심 셔틀’, 공공산후조리원, 학교 연계 돌봄 정책은 단절된 사업이 아니라 생애주기 전반을 포괄하는 설계입니다. 이는 출산 장려 정책이 흔히 범하는 ‘출산 시점 지원’의 한계를 넘어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공공주거정책, 정주 여건의 실질적 개선

주거 문제는 인구 정책의 가장 현실적인 변수입니다. 화천군정은 이를 인식하고 공공임대주택, 신혼부부 주택, 고령자 복지주택, 군인 가족 아파트 등 다양한 유형의 주거 정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

특히 주목할 부분은 ‘세대 공존형’과 ‘양육친화마을’이라는 개념입니다. 이는 단순히 집을 공급하는 것을 넘어, 공동체 구조 자체를 설계 대상으로 삼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지방의 주거 정책이 도시의 아파트 모델을 그대로 복제하는 데 그쳐온 현실과 비교하면, 화천군의 접근은 분명 차별성이 있습니다.

빈집 철거 지원, 농촌주택 개량, 소규모 마을 기반시설 지원 등은 대규모 개발보다 유지와 재생에 초점을 맞춘 정책입니다. 이는 재정 효율성과 공동체 지속성 측면에서도 합리적인 선택으로 평가됩니다.

축제·관광·스포츠, 지역경제 전략의 진화

화천산천어축제는 이미 세계적 겨울축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신년사에서 주목할 점은 축제를 ‘단일 이벤트’로 보지 않고, 사계절 관광과 스포츠 산업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적 인식입니다 .

파크골프 산업이 그 대표적 사례입니다. 화천군은 파크골프를 단순한 생활체육이 아닌, 관광·대회·체류형 소비를 유도하는 산업으로 키워 왔습니다. 이는 고령화 사회에서 수요가 증가하는 여가 트렌드를 정확히 읽은 결과입니다.

민통선 북상 이후 추진되는 케이블카, 수변 관광, 댐 역사 관광 콘텐츠는 안보·접경 이미지를 평화와 관광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해석됩니다. 이는 중앙정부의 정책 변화에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기회를 설계하는 행정 역량을 보여줍니다.

복지 정책, ‘보편’과 ‘맞춤’의 균형

화천군 복지 정책의 특징은 보편성과 맞춤형 접근의 병행입니다. 어르신 복지, 장애인 지원, 보훈 대상자 예우, 여성·다문화가정 지원까지 정책 대상은 폭넓습니다 .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복지를 ‘지출’이 아니라 ‘사회적 투자’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노인 일자리 사업, 장애인 일자리 확대는 단순한 보호가 아니라 사회 참여를 전제로 합니다. 이는 복지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입니다.

농업·임업·축산, 1차 산업의 재정의

최문순 화천군정은 농업을 단순한 생계 산업이 아니라, 가공·유통·브랜드를 포함한 종합 산업으로 바라봅니다. 먹거리 통합지원센터, 물류비 지원, 청년 농업인 육성, 임산물 특화 전략은 이러한 인식의 결과입니다 .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 확대 역시 농촌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실용적 선택입니다. 노동력 부족 문제를 이념이 아니라 현실로 접근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평가할 만합니다.

SOC와 기반시설, ‘미래를 위한 최소 조건’

화천대교, 국도·지방도 확충, 철도역세권 개발, 상수도와 하수도 정비는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보다 오랜 시간이 필요한 사업들입니다 . 그러나 이러한 기반시설 없이는 앞서 언급한 모든 정책이 지속될 수 없습니다.

특히 동서고속화철도와 연계한 화천역세권 개발은 향후 군정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변수입니다. 이는 단기 성과보다 장기 구조를 중시하는 행정의 전형적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 신년사가 남긴 의미

최문순 군수의 2026년 신년사는 ‘마무리’보다는 ‘정리’에 가깝습니다. 성과를 과시하기보다, 왜 이런 선택을 해왔는지에 대한 설명이 중심을 이룹니다. “우리가 조금 더 고단해지는 만큼, 군민의 삶은 더 편안해진다”는 말은 행정의 존재 이유를 간결하게 요약합니다 .

이 신년사는 화천군정 12년을 관통하는 하나의 질문을 남깁니다. 지방자치는 무엇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가. 화천의 선택은 분명합니다.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곳, 늙어도 존엄한 곳, 떠나지 않아도 되는 곳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제 그 선택의 평가는 군민과 다음 시대의 몫으로 남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최문순 화천군수의 이 마지막 신년사는, 지방자치가 여전히 실험과 도전의 영역임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화천인사이트 발행인, Publisher@hwacheon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