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in이슈

어르신을 위한 지역 인터넷 신문의 확장 전략

타이틀을 거창하게 ‘지역 인터넷 신문의 확장 전략’이라고 했지만, 아래 내용을 쭉 읽어 보시면, 그렇게 거창하지 않습니다. 굳이 설명한다면, 발상의 전환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과거 청소년 시절, 학업을 이어가기 위해 서울에서 신문배달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새벽 어둠을 가르며 골목골목을 누비던 그 시간은 고단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제 인생에서 ‘언론’이라는 두 글자와 가장 처음 인연을 맺은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후 공직에서 홍보계장을 지낸 이력까지 떠올려보면, 저는 의도치 않게 꽤 오랜 시간 언론과 나란히 걸어온 셈입니다.

신문배달 시절 가장 곤혹스러웠던 단어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확장’이었습니다. 기존 독자에게 신문을 전달하는 일보다, 신문을 보지 않던 사람을 설득해 새로운 독자로 만드는 일이 훨씬 어려웠습니다.

당시에는 ‘찾아오게 만들면 되지, 왜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라고 생각했었지만, 지금 지역 인터넷 신문을 운영하며 그 의미를 다시금 곱씹게 됩니다.
이제 이야기를 과거에서 현재로 옮겨 보겠습니다.

인터넷 신문도 ‘확장’이 필요하다

인터넷 신문은 종이신문과 달리 배달이 필요 없고, 서버에 올려두기만 하면 누구나 볼 수 있는 매체입니다. 겉으로 보면 이미 충분히 열려 있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인터넷 신문이라고 해서 자동으로 독자가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방문 경로는 정해져 있습니다. 밴드나 페이스북 같은 SNS를 통해 유입되거나, 네이버·구글 검색을 통해 들어오는 경우가 거의 전부입니다. 문제는 검색 유입입니다.

아무리 공을 들여 키워드를 설정해도, 많이 쓰이는 단어일수록 경쟁은 치열합니다. 대형 언론, 포털 뉴스, 수많은 블로그와 경쟁해야 합니다. 지역 인터넷 신문이 이 경쟁에서 상위 노출을 시킨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따라서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포털을 통해 얼마나 많은 외부 독자를 끌어올 수 있느냐’보다, ‘지역 안에서 얼마나 많은 주민이 일상적으로 참여하느냐’가 더 중요하지 않은가 하는 점입니다.

화천군의 현실, 그리고 어르신 독자

이 질문은 화천군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떠올릴 때 더욱 분명해집니다. 화천군은 전국에서도 손꼽히게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입니다. 어르신 인구 비율이 전국 상위 3% 안에 들 정도로 높다는 통계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화천군 행정 전반에서 노인복지의 비중이 점점 커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역 언론 역시 이 현실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젊은 세대는 스마트폰 사용에 비교적 익숙하고, SNS나 검색을 통해 자연스럽게 기사에 접근합니다. 반면 어르신 세대는 다릅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더라도 전화, 문자, 카카오톡 정도에 한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역 인터넷 신문이 진정으로 지역의 언론이 되기 위해서는, 바로 이 어르신 독자층을 어떻게 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수적입니다. 이는 화천인사이트가 추구해 나가고자 하는 방향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읽지 못하면 들을 수 있어야 한다

화천인사이트는 이러한 고민 끝에 몇 가지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뉴스듣기’ 기능입니다. 모든 어르신이 글을 읽는 데 불편을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작은 글씨가 부담스럽거나 긴 글을 읽는 데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문맹인 분들도 꽤 됩니다.

뉴스듣기 기능은 그런 분들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입니다. 기사를 클릭한 뒤 재생 버튼만 누르면 내용을 음성으로 들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장치가 아니라, 독자를 향한 태도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기사마다 목차를 둔 점입니다. 긴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지 않아도, 궁금한 부분만 찾아볼 수 있도록 목차에 링크를 걸었습니다. 바쁜 분들에게는 필요한 부분만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셈입니다. 젊은 세대뿐 아니라 어르신들에게도 ‘편리함’은 분명한 가치입니다.

앱을 만들었지만, 또 다른 벽 등장

다음 단계로 선택한 것이 어플리케이션, 정확히 말하면 웹 기반 앱(PWA)입니다. 휴대폰 바탕화면에 아이콘 하나만 생기면, 밴드나 검색을 거치지 않고도 바로 화천인사이트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새로운 문제를 낳았습니다. 앱 설치 안내문에 적힌 ‘점 세 개를 누르세요’, ‘홈 화면에 추가’, ‘링크를 클릭하세요’ 같은 표현들이 어르신들에게는 여전히 어렵게 다가갔습니다. 설명을 들으면 고개를 끄덕이시지만, 막상 혼자 하려면 “어렵다”며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용어의 문제, 접근 방식의 문제였습니다. 결국 아무리 좋은 기능을 만들어도, 사용자가 접근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됐습니다.

해답은 의외로 단순한 곳에 있었다, QR 코드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 QR 코드입니다. QR 코드는 어르신들께도 점차 익숙해지고 있는 도구입니다.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출입명부 작성, 백신 확인 등을 통해 ‘사진을 찍으면 연결된다’는 경험을 이미 해보셨기 때문입니다.

QR 코드를 활용하면 설명이 대폭 줄어듭니다.
“이거 카메라로 찍어보세요.”
그리고 화면에 뜨는 ‘휴대폰에 바로 넣기’ 버튼을 한 번 누르면 됩니다. 클릭 한 번으로 화천인사이트 앱 설치가 가능해집니다. 복잡한 설명보다 행동 하나로 이어지는 구조가 어르신들에게 훨씬 친절하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체감하게 됐습니다.

다시 떠오른 ‘신문확장’, 이제는 발품이다

여기서 다시 과거의 기억, 신문배달 시절의 ‘확장’이 떠올랐습니다. 그때도 결국 답은 발품이었습니다. 가가호호 방문해 신문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직접 손에 쥐여주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지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화천인사이트 앱 설치 안내문을 쉽게 만들어 화천군에 있는 모든 경로당에 배포하는 것, 이것이 지금 시대의 ‘신문확장’입니다. 온라인 매체이지만, 시작은 오히려 오프라인이어야 합니다.

모든 어르신이 앱 설치 방법을 완벽히 알 필요는 없습니다. 노인정마다 한두 명만 익히셔도 충분합니다. 그분들이 옆의 어르신들을 도와주며 자연스럽게 확산됩니다. 공동체의 특성을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어르신 눈높이에 맞춘 콘텐츠가 필요하다

독자층을 확보하는 일은 설치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들어와서 볼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르신 눈높이에 맞춘 글쓰기가 필요합니다. 지나치게 어려운 용어, 불필요하게 수식어 등은 지양해야 합니다.

어르신들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정보, 예를 들어 복지제도, 건강, 교통, 지역 소식, 생활 팁, 사람사는 이야기 등을 꾸준히 제공해야 합니다. 그렇게 쌓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말이 나오게 될 것입니다.
“화천인사이트에 들어가야 세상 돌아가는 걸 안다.”

이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지역 인터넷 신문의 진짜 역할일지도 모릅니다.

결론,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신문배달 소년이 겪었던 ‘확장’의 본질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매체의 형태는 종이에서 인터넷으로, 다시 앱으로 바뀌었지만, 결국 독자는 사람입니다. 특히 지역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화천인사이트가 지향하는 바는 거창하지 않습니다. 기술을 앞세우기보다, 가장 늦게 따라오시는 분들과 보폭을 맞추는 것. 어르신들도 불편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지역 언론이 되는 것. 그것이 곧 지역 공동체를 단단하게 만드는 길이라 믿습니다.

신문은 배달에서 시작됐고, 지역 인터넷 신문 또한 여전히 발품에서 완성됩니다. QR 코드 한 장을 들고 노인정을 찾는 작은 실천이, 어쩌면 지역 언론의 미래를 여는 가장 확실한 ‘확장’일지도 모르겠습니다.【화천인사이트 발행인, Publisher@hwacheon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