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in세상읽기

유명이 유명을 부른다, 충주맨 김선태의 선택이 던지는 메시지

이 칼럼은 충주맨 김선태 씨를 통해 현대인들의 커뮤니티 운영과 지역 정치인들이 지향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합니다.

유명이 유명을 부른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름이 알려진 사람은 더 빠른 속도로, 더 넓은 범위로 세상에 알려진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그 ‘유명’이 처음 어디서 왔는지를 따져보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누군가는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조건 덕분에 이름을 알리고, 누군가는 아무것도 없는 맨 땅에서 오직 자신의 콘텐츠 하나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충주시청 6급 공무원이었던 충주맨 김선태 씨, 이른바 ‘충주맨’은 명백히 후자였습니다. 그가 퇴직 후 개설한 개인 유튜브 채널이 단 5일 만에 구독자 136만 명을 돌파하면서, 다시 한번 세상은 그가 그냥 ‘재미있는 공무원’이 아니었음을 증명했습니다.

유튜브를 운영해본 사람이라면 압니다. 100만 구독자가 얼마나 멀고 험한 숫자인지를. 수년을 매달려도 10만을 넘기지 못하는 채널이 허다하고, 그 벽을 넘은 이후에도 성장을 유지하는 것은 또 다른 싸움입니다.

충주맨 김선태 씨는 채널을 연 지 닷새 만에 100만을 훌쩍 넘겼습니다. 물론 그 배경에는 충주시청 공식 채널에서 쌓아온 수년간의 신뢰와 팬덤이 있었습니다.

그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조직을 떠나 홀로 선 한 인간에 대한 진심 어린 응원, 그리고 ‘이 사람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는 대중의 호기심이 그 폭발을 만들어냈습니다.

’97만 구독자’ 충주시와 ‘136만 구독자’ 개인 사이

충주맨 김선태 씨가 충주시청 홍보 담당 공무원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수년 전의 일입니다. 당시 그는 공무원이라는 직함과는 어울리지 않는 자유분방하고 솔직한 방식으로 충주시를 홍보했습니다.

딱딱한 보도자료 대신 유머와 자기 비하를 섞은 영상, 진지함보다 친근함을 앞세운 콘텐츠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 결과 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충주 시민 인구(약 20만 명)를 훌쩍 뛰어넘는 97만 명의 구독자가 모였습니다.

충주시는 그 덕분에 관광객 1천만 명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왕과 나 촬영지 충주’라는 낡은 수식어 대신 ‘재미있는 공무원이 있는 도시’로 브랜드가 새롭게 각인됐습니다.

지방 소도시 하나를 유명 관광지로 끌어올린 것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그렇게 충주를 키워낸 장본인이 퇴직한 지 불과 5일 만에 개인 채널 구독자 수가 충주시청 공식 채널 구독자 수를 이미 넘어섰다는 사실입니다.

이 숫자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사람들이 충주를 좋아한 것이 아니라 김선태를 좋아했다는 것, 그리고 그 사랑은 조직의 이름이 아닌 한 인간의 진정성에서 비롯됐다는 것입니다.

짧은 쇼츠 형식의 영상 두 편이 각각 871만 뷰, 531만 뷰를 기록하며 도합 1,40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달성했습니다. 대충 계산해도 구글 광고 수익만 3천만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며, 여기에 슈퍼챗과 PPL 광고 수익까지 더해지면 수익 규모는 한층 더 커집니다.

그가 퇴직 후 받게 되는 연금과 유튜브 수익을 합산하면, 적어도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공무원 시절보다 훨씬 나은 조건을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는 셈입니다.

충주맨 김선태 유튜브 채널
충주맨 김선태 유튜브 채널

왜 충주맨 김선태는 청와대와 대기업의 손을 잡지 않았나

퇴직 발표 이후 각종 추측이 난무했습니다. 조직 내부의 갈등, 상부의 압력, 또는 더 좋은 자리로의 이직 등이 회자됐습니다.

그러나 본인이 직접 밝힌 이유는 훨씬 단순하고 솔직했습니다. ‘나를 성장시켜준 공직을 떠나 이제는 내 적성에 맞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그에게는 수많은 러브콜이 쏟아졌습니다.

대기업의 홍보 임원 자리, 청와대의 제안까지. 인지도만 따지면 백종원 씨에 견줄 만하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그는 그 모든 손을 뿌리쳤습니다. 여기서 그의 판단을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기업이든 청와대 또는 산하 기관이든, 어떤 조직도 그 조직의 규칙과 틀 바깥에서 개인이 마음껏 활동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인지도 높은 인물을 영입하는 것은 그 인물의 창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조직의 이미지와 목적에 맞게 활용하기 위해서 입니다.

충주맨 김선태 씨가 충주시청에서 보여준 것들—돌발적인 유머, 공무원답지 않은 솔직함, 형식을 파괴하는 기획력—은 조직의 울타리 안에서는 결코 100% 발현될 수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는 그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누워서 방송하는 것을 콘셉트로 택했습니다. ‘가장 낮은 자세’라고 말했지만, 그것은 동시에 ‘어떤 형식도 강요받지 않겠다’는 선언이기도 했습니다.

40대 초반, 스스로를 던져 모험을 택한 것입니다. ‘망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뛰어든 것은 단순한 용기가 아니라, 자신의 재능과 시대의 흐름에 대한 정확한 인식에서 비롯된 결단이었습니다.

기부라는 선택, ‘나를 키운 세금, 사회에 돌려주겠다’

충주맨 김선태 씨가 남긴 말 중 가장 인상 깊은 대목은 수익의 30%를 기부하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유명인과 소속사의 수익 배분이 통상 7대 3인 점에 착안해, 자신을 키워준 ‘사회’를 소속사로 보고 그 몫을 돌려주겠다는 것입니다.

어제 제가 쓴, 관공서 광고 요청으로 국민 세금을 착복하는 지역 인터넷 신문과 완전하게 대비되는 이야기입니다.

충주맨 김선태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금으로 컸으니 기부는 당연하다. 마음이 편해지기 위해 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발언은 단순한 미담이 아닙니다. 이 시대에 드문 ‘감사의 언어’이자, 공적 자원의 혜택을 받은 개인이 사회에 갚는 방식에 대한 성숙한 성찰입니다.

많은 이들이 성공한 후 ‘내가 노력해서 이뤄낸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노력이 발화될 수 있었던 것은 공교육이 있었고, 공공 인프라가 있었으며, 무엇보다 자신의 콘텐츠를 소비해 준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충주맨 김선태 씨는 그 사실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감사함을 말로만이 아니라 구체적인 숫자로 표현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그가 단순한 인플루언서를 넘어 ‘이 시대의 인물’로 기억될 이유 중 하나인 것입니다.

지역정치인들에게 보내는 쓴소리, ‘좀 가벼워지시오’

충주맨 김선태 현상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개인의 성공담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특히 지방정치를 하는 이들이 이 사례를 진지하게 곱씹어야 합니다.

군수, 도의원, 군의원 출마 예정자들의 SNS와 커뮤니티를 들여다보면 공통적인 풍경이 눈에 띕니다. 정책 홍보라는 이름 아래 빼곡히 채운 딱딱한 텍스트, 근엄하게 표정으로 찍은 사진, 어딘가 허공을 응시하는 촛점없는 눈빛들. 마치 자신들이 국회의원이나 되는 것처럼 무게감을 과시하는 것이 지방 정치인들의 공통된 자화상입니다.

그 결과는 어떻습니까! 댓글창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주민들이 다가가기 꺼려지기 때문입니다.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들이 유권자를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밀어내는 모양새입니다.

국회에 대한 기대는 이미 오래전에 접었다 치더라도, 생활 밀착형이어야 할 지방 정치만큼은 달라야 하지 않겠습니까. 주민의 일상 속에 녹아들어야 할 군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 서기라도 할 것처럼 거들먹거린다면, 그것은 위엄이 아니라 거리감입니다.

충주맨 김선태 씨는 공무원이면서도 가벼웠습니다. 그 ‘가벼움’이 97만 명의 마음을 열었습니다. ‘경거망동’이라는 낡은 시선을 스스로 깨부수고, 유머와 솔직함을 통해 시민들과 눈을 마주쳤습니다.

지방 정치인들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나와 이념이 다른 주민에게도 자연스럽게 손을 내밀 수 있는 것은 논리가 아니라 친근함입니다. 한 번의 웃음이 열 번의 정책 브리핑보다 강하다는 것을, 충주맨은 몸소 증명했습니다.

콘텐츠의 시대, ‘가벼움’은 무기다

우리는 지금 콘텐츠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내용이라도 사람들의 손가락을 멈추게 하지 못하면 존재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스크롤을 멈추게 하는 것, 클릭을 유발하는 것, 공유하고 싶게 만드는 것, 그것이 현대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가벼움’이 있습니다.

무겁고 딱딱한 것은 아래로 가라앉고, 가볍고 재미있는 것은 위로 떠오릅니다. 알고리즘도, 사람의 심리도 그렇게 작동합니다.

물론 ‘가볍다’는 것이 ‘얕다’는 뜻은 아닙니다. 김선태 씨의 콘텐츠가 인기를 끈 것은 단지 웃겼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공무원 조직의 현실, 지역 홍보의 어려움, 한 사람이 시스템 안에서 버텨내는 고군분투가 녹아 있었습니다.

재미는 껍데기였고 진정성이 속살이었습니다. 그 조합이 사람들의 마음을 건드렸습니다. 가벼워 보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것, 그것이 이 시대의 최강 무기입니다.

이 점에서 필자는 최근 집필 중인 책의 방향도 그와 같은 노선을 택했습니다. 공무원 30년의 역사를 정리하는 내용이지만, 암울한 회고록이 아닌 재미있고 때로는 가슴 찡한 이야기들로 채워 나가고 있습니다.

6월 출간을 앞두고, 글을 쓰는 대로 네이버 카페(https://cafe.naver.com/junpension)에 미리 공개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작가들의 일반적인 방식, 완성 후 일괄 공개로 궁금증을 극대화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거슬러, 독자들과 함께 글을 완성해 가는 과정을 선택한 것입니다. 무엇이 더 맞는지는 독자들이 판단해 줄 것입니다.

결론

충주맨 김선태 씨가 우리에게 보여준 것은 단순한 유튜브 성공 신화가 아닙니다. 그것은 조직과 개인 사이에서 자신의 재능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답이자, 이 시대의 커뮤니케이션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교과서입니다.

그는 공무원이라는 제도권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그 울타리가 더 이상 자신의 가능성을 담기 어렵다고 판단했을 때 스스로 걸어 나왔습니다. 그리고 세상은 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충주맨의 퇴직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우리 모두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지금 내가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가. 나의 재능은 지금 제대로 쓰이고 있는가. 내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은 충분히 진실하고, 충분히 가벼운가.’ 입니다.

지방의 정치인들에게도, 이제 막 무언가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도, 그리고 오랫동안 조직 안에서 자신을 억눌러온 모든 이들에게도, 충주맨 김선태의 이야기는 유쾌하고 따뜻한 자극입니다.

‘무게를 내려놓으라. 가벼워지는 것이 경거망동이 아니라 시대의 언어임을 이제는 알아야 한다. 유명이 유명을 부른다.’ 그러나 그 첫 번째 유명은, 언제나 진심에서 시작됩니다.【화천인사이트 발행인, Publisher@hwacheon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