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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인터넷 신문의 구조적 민낯, 관공서 광고 의존과 기회주의적 논조

지역 인터넷 신문 그들이 사는 방식 ③

대한민국 언론 지형은 지금 이중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하나는 중앙 언론의 이념적 양극화이고, 다른 하나는 지역 인터넷 신문의 폭발적 증가가 낳은 저널리즘의 질적 붕괴입니다.

전자는 오래된 문제이지만 후자는 더욱 조용하고, 그래서 더욱 위험한 방식으로 우리 사회의 공론장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이 칼럼은 그 조용한 위기의 실체를 냉철하게 짚어 보고자 합니다.

중앙 언론의 이념 지형과 그 한계

어느 나라든 언론은 이념적 스펙트럼을 갖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닙니다. 조선일보·동아일보·중앙일보로 대표되는 이른바 ‘조중동’은 보수 우파의 논조를 견지하고 있으며, 한겨레·경향신문·오마이뉴스 등은 진보 좌파의 시각을 대변합니다.

이 같은 이념적 분화 자체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닙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양한 관점이 공존하는 것은 건강한 공론장의 조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중앙 언론이 이념의 논리에 종속되면서 지역의 현실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광역시 이외의 지방 도시에서 벌어지는 행정 비리, 지역 공동체의 갈등, 소외 계층의 목소리는 중앙 지면에서 설 자리를 찾기 어렵습니다. 바로 이 공백을 메운다는 명분 아래 등장한 것이 지역 인터넷 신문입니다. 그러나 그 명분이 실질로 이어지고 있는지는 냉정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우후죽순, 1만 5천여 개라는 지역 인터넷 신문 숫자의 의미

현재 우리나라에 등록된 인터넷 신문 매체 수는 1만 5천여 개에 이릅니다. 이 숫자는 경이롭습니다. 단순 비교를 하자면, 인구 5천만의 나라에 이처럼 방대한 수의 언론 매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렵습니다. 왜 이렇게 많아졌을까요?

진입 장벽이 극히 낮기 때문입니다.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소정의 절차에 따라 등록 신청을 하면 누구든 ‘신문사’를 차릴 수 있습니다. 기자 경력도, 취재 역량도, 편집 원칙도 엄격히 요구되지 않습니다.

제도적으로 ‘언론사’라는 간판을 달 수 있는 구조가 이 급증 현상을 만들어 냈습니다. 지역 인터넷 신문이 늘어나는 진짜 이유가 지역 밀착 취재에 대한 열정이 아니라, 비교적 손쉬운 수익 창출에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지역 인터넷 신문과 관공서 관계 이미지

복사·붙여넣기 저널리즘과 보도자료 받아쓰기

지역 인터넷 신문의 취재 행태를 들여다보면 우려스러운 공통점이 발견됩니다. 자체 취재 역량이 사실상 전무한 매체들이 대부분입니다. 기자라 불리는 사람이 한두 명인 경우는 그나마 낫습니다. 대부분 대표 1인이, 발행인, 편집인, 기자를 겸하는 구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면을 채우는 방법은 하나입니다. 관공서, 공기업, 지방자치단체에서 배포하는 보도자료를 그대로 받아 싣는 것입니다. 시군청의 행사 안내, 도청의 정책 홍보, 공공기관의 성과 발표가 여과 없이 기사 형태로 게재됩니다.

결과적으로 수십 개의 매체가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동일한 내용의 기사를 쏟아내는 기현상이 벌어집니다. 이것은 저널리즘이 아니라 공문서 복사에 가깝습니다.

물론 전국의 모든 인터넷 신문이 이러한 행태를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지역의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하고, 권력의 비위를 감시하며, 독립적인 논조를 지켜나가는 성실한 지역 언론인들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들의 노력은 정당하게 평가받아야 하며, 이 칼럼의 비판이 그러한 매체들에까지 무차별적으로 적용되어서는 안 됩니다. 다만, 그러한 예외가 구조적 문제의 심각성을 희석시켜서는 안 된다는 점 또한 분명히 해야 합니다.

관공서에 광고 요구, 세금을 담보로 한 암묵적 압박

보도자료 받아쓰기는 단순한 게으름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 이면에는 구조적인 이해관계가 작동하고 있습니다. 관공서의 보도자료를 성실히 게재해 주는 대신, 그 대가로 광고 게재를 요청하는 것입니다.

배너 광고 한 건에 300만 원을 훌쩍 넘는 단가가 책정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연간 4건만 수주해도 1천만 원 이상의 수입이 생깁니다. 여기에 2~3개의 기관을 확보하면 사실상 별도의 취재 활동 없이도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가 완성됩니다.

문제의 핵심은 이 광고 거래의 방향입니다. 일반적으로 광고는 광고 효과를 원하는 측이 매체에 게재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지역 인터넷 신문과 관공서 사이의 거래 구조는 이를 역전시킵니다.

매체가 먼저 광고 게재를 ‘요청’하고, 관공서는 사실상 이를 수용합니다. 그 이면에는 ‘광고를 싣지 않으면 불리한 기사가 나올 수 있다’는 암묵적 압박이 존재합니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언론 탄압과 반대 방향이지만, 권력과 언론의 부적절한 결탁이라는 점에서 본질은 다르지 않습니다.

관공서 역시 이 구조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지역 언론 육성’이라는 명목 아래 예산을 집행하지만, 실질적인 홍보 효과는 검증하지 않습니다. 방문자 수가 미미하고 신뢰도가 낮은 매체에 납세자의 혈세가 흘러 들어가는 것입니다. 이것은 행정 낭비를 넘어 공익을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기회주의적 논조, 선거철이 드러내는 민낯

지역 인터넷 신문의 이념적 행태는 선거철에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중앙 언론은 뚜렷한 정치적 색깔을 갖습니다. 그 색깔이 독자에게 반드시 환영받는 것은 아닐지라도, 일관성이라는 측면에서만큼은 나름의 신뢰를 형성합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지역 인터넷 신문은 선명한 색깔을 의도적으로 피합니다. 표면적으로는 ‘균형 잡힌 보도’를 내세우지만, 그 실상은 기회주의적 줄타기입니다.

이들의 논리는 단순합니다. 한쪽 진영만 일방적으로 지지하다가 그쪽이 선거에서 패배하면, 그간 쌓아온 관계와 광고 수익이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보수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해당 독자층의 입맛에 맞는 기사를 링크하고, 진보 성향의 채널에는 또 그에 맞는 기사를 흘립니다.

같은 매체가 다른 채널에서 전혀 다른 얼굴을 보이는 것입니다. 이것은 저널리즘의 원칙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시장 논리이며, 독자를 기만하는 행위입니다.

자생력의 길, 구조 개혁과 저널리즘 윤리 회복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지역 인터넷 신문 스스로가 자생력을 키워야 합니다. 관공서 광고에 의존하는 수익 구조를 탈피하지 않고서는 독립적인 보도는 불가능합니다.

구글 애드센스와 같은 디지털 광고 플랫폼의 활용, 유료 구독 모델의 도입, 지역 독자와의 후원 관계 형성 등 다양한 대안이 존재합니다. 충분한 독자층을 확보한 매체라면 이 가운데 하나 이상의 방법으로 재정적 자립을 이룰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관공서의 광고 집행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지역 언론 육성’을 명목으로 한 관행적 광고 집행은 사실상 세금으로 부실 언론을 보조하는 행위입니다.

광고 효과에 대한 실질적인 검증 기준을 마련하고, 방문자 수·기사 품질·독립성 등을 기준으로 삼아 투명하게 집행해야 합니다. 지방의회 역시 이러한 예산 집행이 적절한지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맺음말

지역 언론은 중앙 권력이 닿지 않는 곳에서 시민의 눈과 귀가 되어야 합니다. 그 사명은 여전히 유효하고, 중요합니다. 그러나 사명을 내세우되 실제로는 관공서 예산을 나눠 갖는 구조, 독자가 아닌 광고주에게 줄을 서는 행태, 이념도 원칙도 없이 바람의 방향에 따라 기사 방향을 바꾸는 기회주의—이것은 언론이 아닙니다.

1만 5천여 개라는 숫자 안에 진정한 지역 저널리즘의 씨앗이 자라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꾸고 윤리를 세워야 할 시점입니다. 그 변화의 출발은 언론 스스로의 각성이어야 하며, 제도와 군민의 감시가 그것을 뒷받침해야 합니다. 세금은 부실 언론의 운영비가 아닙니다.【화천인사이트 발행인, Publisher@hwacheon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