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아침 산책길에서 마주친 불편한 풍경, 수액 채취,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여러분들은 가로수에 호스가 꽂혀 있다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가로수 수액채취를 말하는 것입니다. 화천군 화천읍 대이리에서 목격한 장면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3월 26일 이른 아침, 강아지를 데리고 화천군 대이리 구 휴양소 앞 산책길에 나섰습니다. 봄 햇살이 막 산 능선을 넘어오던 상쾌한 아침이었습니다. 그런데 산책로 가로수 한 그루에 드릴로 구멍을 뚫고 호스를 꽂아 수액을 받아내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고로쇠나 자작나무 수액 채취가 봄철 농가 소득의 소중한 방편이라는 사실은 압니다. 그러나 “가로수”에, 그것도 산책로 한복판에 설치된 채취 시설을 보는 마음은 편치 않았습니다.

오늘 이 칼럼은 그 불편함을 잔소리로 풀어내려는 것이 아닙니다. 수액 채취가 어떤 규정 아래 있는지, 적법한 절차는 무엇인지, 그리고 무심코 뚫은 구멍 하나가 나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시골 농가 여러분과 함께 찬찬히 들여다보려는 것입니다.
① 수액 채취, 법으로 어떻게 규정되어 있나
산림청은 「수액의 채취 및 관리 지침」(산림청지침 제1884호)을 두어 고로쇠·자작나무 등 수액 자원의 과다 채취를 막고 나무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이 지침의 첫 조항은 목적을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수액의 과다채취를 방지하고 사후관리에 적정을 기함으로써 수액자원을 보호하는 동시에 농가소득증대를 목적으로 한다.”
즉, 수액 채취는 무조건 막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방법으로, 허가를 받아, 나무가 견딜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하도록 관리하는 것입니다.
구멍의 크기와 수에도 엄격한 기준이 있습니다. 지침 제7조는 다음과 같이 규정합니다.
- 구멍 크기는 지름 0.8cm 이내, 깊이는 목질부로부터 1.5cm 이내
- 구멍 위치는 지표면으로부터 2m 이내
- 가슴높이지름(흉고직경) 10~19cm → 1개, 20~29cm → 2개, 30cm 이상 → 3개 구멍까지만 허용
- 가슴높이지름 10cm 미만의 나무에서는 수액 채취를 절대 금지
- 구멍은 한쪽 방향에 집중하지 말고 반드시 분산하여 뚫어야 합니다
채취가 끝난 뒤에는 유출기와 연결선을 모두 제거하고, 유합촉진제(디오판도포제)를 구멍에 반드시 발라 목질부후균의 침입을 막고 나무의 회복을 도와야 합니다.
② 수액을 채취하려면 반드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아무 나무에나, 아무 땅에서나 수액을 채취할 수 없습니다. 지침 제5조·제6조는 채취 주체에 따라 다음과 같이 절차를 나누고 있습니다.
공유림·사유림의 경우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36조 및 시행규칙 제45조에 따라 시장·군수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허가 신청 시에는 채취 대상지의 위치·면적·수종·본수를 현지에서 확인받습니다. 담당 공무원이 나무의 생장에 지장이 없는지 직접 확인한 뒤 허가 여부를 결정합니다.
국유림의 경우
「국유림의 경영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유림관리소장으로부터 양여 또는 매수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허가를 받았더라도 소정의 교육을 이수한 사람만 채취 허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제16조). 교육은 해당 시·군 또는 국유림관리소에서 매년 수액 채취 전에 실시합니다. 인근 지역 타 기관의 교육 수료도 인정됩니다.
③ 가로수에는 절대 설치할 수 없습니다
이번 화천군 대이리 산책로에서 목격한 장면의 핵심 문제입니다. 가로수는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산림이 아닙니다. 가로수는 도로법 또는 지방자치단체 조례의 관리 대상으로, 산림청 수액 채취 지침의 허가 대상 자체가 될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해 시장·군수에게 허가를 신청할 수 있는 법적 근거 자체가 없습니다. 또한 미관상의 문제도 분명합니다. 주민과 관광객이 오가는 산책로 가로수에 드릴 구멍과 호스가 설치된 모습은 지역 이미지에도 좋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가로수는 공공재산입니다. 개인의 사적 이익을 위해 공공재산을 무단으로 훼손하는 행위는 명백히 허용되지 않습니다.
④ 허가 없이 채취하면 어떤 처벌을 받나요
허가를 받지 않고 수액을 채취하거나, 허가 조건을 위반하면 다음과 같은 결과가 따릅니다.
- 허가 취소 : 채취 요령 및 준수사항을 위반하면 즉시 허가가 취소됩니다(제14조).
- 다음 해 허가 거부 : 채취 후 유출기·연결선 제거, 유합촉진제 도포, 채취도구 수거 등 사후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촉구 후에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다음 해 허가를 받을 수 없습니다(제15조).
- 형사처벌 : 무허가 산림 내 수액 채취는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 공용물 훼손 : 가로수처럼 지자체 소유 수목을 무단으로 훼손할 경우 「형법」상 재물손괴죄(3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 벌금)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⑤ 수액 채취는 나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나
“조금 뚫는 건데 괜찮겠지”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나무의 입장은 다릅니다.
단기적 영향으로는 드릴 구멍을 통해 목재부후균, 병원균, 해충이 침투하여 내부에서부터 목질이 썩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수액이 흘러나오는 시간 동안 나무는 봄철 새잎을 틔우고 가지를 키우는 데 써야 할 에너지를 잃습니다.
장기적 영향은 더 심각합니다. 해마다 같은 나무에 과도하게 구멍을 뚫거나, 구멍 하나에 처치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나무는 점점 쇠약해집니다. 결국 수십 년 자란 나무가 고사(枯死)에 이를 수 있습니다.
바로 이 때문에 지침은 흉고직경별 구멍 수를 철저히 제한하고, 채취 후 유합촉진제 도포를 의무화하며, 심한 경우 휴식년제(채취 제한 연도 지정 제도)까지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제15조 4항).
나무는 수십 년, 때로는 수백 년을 자라는 존재입니다. 한 해의 수액 수입을 위해 나무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것은 결국 미래 농가 소득의 씨앗을 스스로 갉아먹는 일입니다.
마치며, 봄날 산책길의 가로수가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화천의 봄은 아름답습니다. 대이리 산책로를 걷는 사람들은 그 봄을 만끽하러 나옵니다. 그 길목 가로수마다 꽂힌 호스는 봄 풍경의 일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수액 채취는 훌륭한 농가 소득원입니다. 그러나 반드시 허가 → 적법한 방법 → 철저한 사후관리의 순서를 지켜야 합니다. 이웃 농가에서 하니까 나도 한다는 생각, 조금쯤은 괜찮겠지 하는 생각이 나무를 죽이고 공동체의 신뢰를 무너뜨립니다.
봄이 왔습니다. 나무도, 우리 마을도, 함께 건강하게 이 봄을 맞이하길 바랍니다.【화천인사이트 발행인, Publisher@hwacheon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