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운영, 도구를 아는 사람이 여론을 만든다
SNS 운영의 역사와 궤를 같이해 왔던 필자에게 ‘소통’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었습니다. 국내에 스마트폰 열풍이 불기 전인 2008년부터 트위터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트위터 팔로워 수는 10만 명에 육박했는데, 지금처럼 인플루언서 개념이 정립되기 전임을 감안하면 이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선 ‘여론 주도력’ 그 자체였습니다.
그토록 SNS 운영에 몰입했던 이유는 개인적인 과시나 취미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지방 행정의 일선에서 군정 홍보를 담당하며 느꼈던 절박함, 즉 ‘왜곡되지 않은 진실된 정보의 전달’이라는 공적인 사명감이 동력이었습니다. 이 경험은 이후 필자의 행정 철학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습니다.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SNS가 다시금 정치적·행정적 소통의 핵심 화두로 떠오르는 지금, 필자가 현장에서 몸소 깨달은 기록들을 공유하는 것이 지역 사회에 작은 보탬이 되리라 믿습니다.
언론의 왜곡을 넘어서는 ‘직거래 정보’의 힘
과거 화천군청 홍보계장 시절, 필자의 주업무는 보도자료를 작성해 언론사에 배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성껏 작성한 자료가 기사화되는 과정에서 본질이 흐려지거나, 심지어는 정반대의 논조로 보도되는 것을 목도하며 깊은 회의감에 빠지곤 했습니다.
가장 뼈아픈 사례가 있었습니다. ‘화천군이 대대적인 환경 정비에 나서 깨끗한 도시를 만든다’는 희망적인 보도자료를 보냈지만, 이튿날 신문에는 ‘화천군 환경 엉망’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을 뒤집어 썼다 라고 합니다. 그때 결심했습니다.
“중간 전달자에게 기댄 소통이 아닌, 내가 직접 매체가 되겠다.”
보도자료 원문을 개인 블로그에 올리고, 편집되지 않은 날것의 정보를 트위터에 실시간으로 공유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리트윗’이라는 강력한 확산 도구를 타고 정보는 기성 언론보다 빠르게 확산되었습니다.
당시 도지사가 직접 전화를 걸어와 디지털 소통 역량을 높이 평가하며 스카우트 제의를 할 만큼 그 영향력은 압도적이었습니다. 비록 조직 내부의 현실적 장벽으로 제안을 고사했으나, SNS가 권력과 자본이 아닌 ‘진정성’과 ‘속도’로 여론을 바꿀 수 있음을 확신한 계기였습니다.

‘사내면 사람들’이 증명한 현장 중심의 행정
SNS의 위력은 2015년 사내면장 부임 후 더욱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졌습니다. 주민과의 거리를 좁히고 신속한 행정을 구현하기 위해 네이버 밴드 ‘사내면 사람들’을 개설했습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개설 직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들며 단숨에 회원 1,000명을 돌파했습니다. 군정 공지사항은 즉각적으로 전파되었고, 주민들은 불편 사항을 댓글로 가감 없이 쏟아냈습니다. 쓰레기 수거 문제부터 가로등 고장까지, 과거 복잡한 민원 절차를 거쳐야 했던 일들이 SNS상에서 실시간으로 해결되었습니다.
주민들은 단순히 정보를 얻는 것을 넘어 “나의 목소리가 행정에 실시간으로 닿는다”는 효능감을 체험했습니다. SNS가 단순한 홍보 게시판을 넘어 ‘디지털 민주주의’의 광장으로 기능한 것입니다.
SNS 운영, 왜 다시 ‘네이버 밴드’인가
선거철이 다가오면 수많은 플랫폼이 거론되지만, 지방 자치와 지역 소통에서 네이버 밴드의 위상은 독보적입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압도적인 접근 편의성’ 때문입니다.
인스타그램이나 X(구 트위터), 텔레그램은 감각적이고 기능적이지만, 고령층이 많은 지역 사회에서는 진입장벽이 높습니다. 반면 밴드는 직관적이고 단순합니다.
SNS는 기술적으로 뛰어난 ‘최신 플랫폼’보다 우리 이웃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익숙한 플랫폼’이 최선입니다. 사람들이 어렵게 느끼는 도구는 소외를 낳지만, 쉬운 도구는 참여를 낳습니다. 밴드가 지역 여론의 중심지로 자리 잡은 이유입니다.
운영자의 데드밸리(Dead Valley), 침묵의 벽을 넘는 법
많은 이들이 의욕적으로 SNS를 시작하지만, 곧 첫 번째 한계에 부딪힙니다. 지인들을 초대해 일정 규모를 갖추고 나면, 성장이 멈추고 활력이 떨어지는 정체기가 찾아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유령 계정화’입니다. 이름은 걸려 있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 죽은 공간이 되면, 운영자의 의욕은 급격히 꺾입니다.
거창한 포부로 시작한 수많은 SNS 채널들이 이 단계에서 소리 없이 사라집니다. 그러나 이 침묵의 구간이야말로 진정한 소통이 시작되기 전의 산통(産痛)임을 알아야 합니다.
지속성, 신뢰를 쌓는 유일한 리듬
정체기를 돌파하는 유일한 해법은 ‘지속적인 포스팅’입니다. 여기에는 기술보다 중요한 ‘리듬’이 필요합니다. 하루에 수십 개의 글을 몰아 올리고 며칠간 자리를 비우는 방식은 최악입니다.
하루에 한 개, 혹은 세 개 정도의 양질의 콘텐츠를 꾸준히, 정해진 리듬에 맞춰 올리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러한 지속성은 두 가지 기적을 만듭니다.
- 신뢰의 형성: 매일 같은 시간에 올라오는 글은 운영자의 성실함과 진정성을 대변합니다.
- 잠든 세포의 각성: 꾸준한 자극은 구경만 하던 ‘눈팅족’ 회원들을 서서히 반응하게 만듭니다. SNS는 결국 운영자가 먼저 움직인 거리의 누적으로 살아나는 생태계입니다.
통제가 아닌 ‘연결’
회원 수가 늘어나면 운영자는 ‘관리’의 유혹에 빠집니다. 그러나 진정한 관리는 통제나 검열이 아닙니다. 운영자의 목소리를 줄이고 다른 이들의 목소리를 끌어내는 마중물 역할에 집중해야 합니다.
운영자 혼자 떠드는 공간은 생명력이 짧습니다. 일정 시점이 지나면 다양한 회원들의 일상과 의견이 어우러져야 비로소 자생적인 공동체가 됩니다.
물론 여전히 ‘말 없는 다수’가 존재하겠지만, 그들이 공간의 온기를 느끼게 하는 것은 운영자의 몫입니다. 끊임없이 화두를 던지고, 질문하고, 작은 의견에도 귀 기울이는 태도가 SNS의 품격을 결정합니다.
결론, 결국은 사람이다
SNS 운영은 복잡한 알고리즘을 분석하는 기술 영역이 아닙니다. 그 본질은 사람의 마음이 흐르는 통로를 만드는 일입니다. 공간의 분위기는 그곳을 관리하는 운영자의 뒷모습을 닮기 마련입니다.
필자가 수년간 현장에서 얻은 교훈은 명확합니다. “도구를 아는 사람이 여론을 만들지만, 사람을 이해하는 사람만이 공동체를 살린다”는 사실입니다. 기술은 계속 진보하고 플랫폼은 변하겠지만, 진심을 담아 이웃과 연결되고자 하는 이 원칙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참고로 요즘 제가 시험해 보는 플렛폼은 네이버 카페입니다. ‘화천곰신‘이란 주제도 정했습니다. ‘화천인사이트 카페’는 화천곰신 성공 사례를 적용해 천천히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지금 화천곰신 가입자는 딸랑 1명 이지만, 이 카페를 키워 나가는 과정을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카페는 트위터나 밴드와 완전히 성격이 다른 플렛폼이라 확산시켜 나가는 방법은 달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화천인사이트 발행인, Publisher@hwacheon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