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붕호인가, 파로호인가!
호수의 이름 하나에도 역사가 깃들어 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 그 이름을 바꾸려 한다면, 단순한 명칭 변경의 문제가 아니라 정체성과 역사의 문제로 비화될 수 있습니다. 지난 5월, 파로호 전망대에서 열린 제사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역사 인식의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1. 파로호 전망대에서 벌어진 이례적인 제사
지난 5월 30일, 화천군 파로호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 옆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여러 사회단체가 참여한 제사였는데, 제사상에는 위폐(신위)가 올려져 있었고 그 위에는 “大鵬湖 戰死者 勞務者 神位(대붕호 전사자 노무자 신위)”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습니다. 직역하면 “대붕호 전투로 호수에 잠든 전사자와 노무자의 혼령을 모신 위패”라는 뜻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6‧25전쟁 중 희생된 영령들을 추모하는 행사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이 제사의 성격은 결코 단순하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2. 대붕호에서 파로호로 – 이름의 유래
오늘날 이 호수의 공식 명칭은 ‘파로호(破虜湖)’입니다. 하지만 이 행사에서는 굳이 ‘대붕호(大鵬湖)’라는 옛 이름을 사용했습니다. 이 차이가 왜 중요할까요?
1951년 5월, 화천 전투에서 국군 제6사단은 중공군 약 3만 명을 호수에 수장시켰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이승만 대통령은 전적지를 순시하며 당시 6사단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습니다.
“저희 부대가 중공군 3만 명을 수장했습니다.”
“호수 이름이 무엇인가?”
“대붕호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파로호라 하시오.”
이후 이승만 대통령은 친필로 ‘파로호(破虜湖)’라는 휘호를 남겼습니다. ‘오랑캐를 깨뜨린 호수’라는 의미로, 중공군을 격파한 역사적 승리를 기념하기 위한 이름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대붕호라는 명칭은 사라지고, 파로호가 공식적인 지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3. 굳이 ‘대붕호’를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런데 이번 제사에서는 파로호 대신 대붕호라는 명칭이 쓰였습니다. 이는 단순한 언어 선택을 넘어선 역사적 왜곡의 가능성을 내포합니다.
‘파로호’는 국군의 승리를 기념하는 상징적 이름입니다. 반대로 ‘대붕호’는 중공군이 수장된 장소를 거부 또는 중립적으로 지칭하는 옛 이름입니다. 따라서 이번 제사에서 대붕호를 강조한 것은 전투의 의미를 흐리고, 오히려 중공군 희생자만을 추모하려는 의도를 드러내는 것처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위폐 문구를 보면, 국군이나 한국 민간인의 희생은 전혀 언급되지 않고 오직 “전사자와 노무자”만 강조되었습니다. 이는 사실상 6‧25 전쟁 당시 대한민국의 적군이었던 중공군만을 위한 제사라는 의혹을 불러일으킵니다.
4. 만약 중국 단체였다면…
만약 이번 제사가 중국 단체나 중공군 유가족에 의해 주관되었다면, 인도적 차원에서 이해할 여지가 있습니다. 전쟁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것은 어느 나라든 존중할 수 있는 행위입니다.
그러나 이번 행사를 주관한 주체는 중국인이 아닌 대한민국의 사회단체들이었습니다. 이 사실이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냅니다.
5. 역사 왜곡과 정체성 훼손의 위험
첫째, 역사의 왜곡입니다. 파로호라는 이름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국군의 전공과 자유를 지키기 위한 희생을 기념하는 상징입니다. 이를 지우고 대붕호를 사용한 것은 대한민국이 세운 역사를 흐리는 행위입니다.
둘째, 정체성의 훼손입니다. 대한민국 사회단체가 적군만을 위한 제사를 올렸다는 사실은 국가 정체성에 큰 혼란을 가져옵니다. 전쟁의 희생을 기리는 방식이라면 최소한 국군과 국민도 함께 포함되어야 했지만, 이번 제사에서는 그 부분이 배제되었습니다.
셋째, 이념적 의도가 의심됩니다. 우리 사회에는 이미 중국 간첩이 정치, 경제, 문화, 선거 등 다양한 영역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번 제사가 곧장 간첩 활동과 직결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역사적 상징을 지우고 적군만을 기리는 행위는 이념적 의도가 개입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6. 우리는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이번 사건은 단순한 추모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와 정체성을 흔드는 중대한 문제입니다. 파로호라는 이름을 지키는 일은 곧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입니다.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과연 이 제사는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가?” 국군과 국민을 위한 제사였는가, 아니면 적군 중공군만을 위한 제사였는가. 만약 후자라면 이는 국가를 배신하는 행위이며, 우리 사회의 뿌리를 흔드는 위험한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7. 결론 – 이름을 지키는 것은 곧 국가를 지키는 일
자유와 민주주의는 수많은 희생과 피로써 지켜낸 값진 유산입니다. 파로호는 단순한 호수가 아니라, 그 희생을 상징하는 역사적 장소입니다.
‘대붕호’라는 이름을 다시 꺼내는 순간, 우리는 역사를 잃고 정체성을 잃습니다. 이번 사건은 우리 모두에게 경각심을 던집니다. 역사를 왜곡하려는 시도에 단호히 맞서고, 국가 정체성을 흔드는 어떠한 행위도 용납하지 말아야 합니다.
역사와 정체성을 지키는 일, 그것이 곧 대한민국을 지키는 일입니. 파로호의 이름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자유와 희생의 상징인 것입니다. 【화천인사이트 발행인, Publisher@hwacheon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