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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어축제, 겨울이 없는 나라에 ‘겨울’을 팔아온 12년

강원도 화천의 한겨울은 이제 세계가 주목하는 풍경이 되었습니다. 얼음 위에 구멍을 뚫고 산천어를 낚아 올리는 모습은 더 이상 국내 관광객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눈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나라, 사계절 내내 여름인 동남아시아에서 온 관광객들이 얼음판 위에서 환호하는 장면은 이제 화천 산천어축제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이 장면은 우연이 아닙니다.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성과도 아닙니다. 12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 지방자치단체장이 매년 직접 비행기를 타고 ‘겨울이 없는 나라’를 찾아가 “한국의 가장 추운 겨울이 가장 따뜻한 추억이 될 수 있다”고 설득해 온 결과입니다.

숫자가 말해주는 12년의 결실

2026년 화천산천어축제는 개막 열흘 만에 외국인 관광객 3만5천788명을 기록했습니다. 그것도 축제 초반, 첫 주말에 집중된 수치입니다. 방문객의 대부분은 타이완,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태국 등 ‘겨울이 존재하지 않는 나라’에서 왔습니다.

이 수치는 단순한 관광 통계가 아닙니다. 지방 소도시가 세계 관광시장 속에서 어떻게 존재감을 확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결과입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지난 12년간 한결같이 이어진 군정 방향과 전략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겨울이 없는 나라의 관광객
이미지출처 : 화천군

“겨울이 없는 나라에 겨울을 팔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도전

처음부터 쉬운 길은 아니었습니다. 산천어축제가 지금처럼 세계적인 겨울축제로 자리 잡기 이전, 많은 이들은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습니다.

“동남아 사람들이 왜 굳이 추운 한국의 산골을 찾겠는가.”
“얼음낚시는 한국인들만의 문화 아니냐.”

그러나 최문순 군수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그는 ‘추위’를 단점이 아니라 ‘차별화된 콘텐츠’로 보았습니다. 눈과 얼음이 일상이 아닌 나라 사람들에게는 그 자체가 강력한 관광 자원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었습니다.

책상 위 전략이 아닌 ‘비행기 표’로 시작된 마케팅

최문순 군수의 행정 스타일은 분명했습니다. 보고서로 대신하지 않았고, 홍보대행사에 전적으로 맡기지도 않았습니다. 그는 직접 동남아시아 4~5개국을 매년 빠짐없이 방문했습니다.

여행사 대표를 만나고, 현지 관광 트렌드를 듣고, 때로는 날카로운 불만도 정면으로 마주했습니다. “이동 시간이 길다”, “식사 메뉴가 맞지 않는다”, “종교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요구 하나하나를 기록했고, 이듬해 축제에 반영했습니다.

12년간 반복된 약속, 그리고 지켜진 약속

동남아 여행사 관계자들이 화천을 신뢰하게 된 이유는 단순합니다. 약속을 지켰기 때문입니다.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오면 개선했고, 요청이 있으면 실행했습니다. 무슬림 관광객을 위한 기도실 마련, 다국어 안내판 확대, 통역 지원 강화는 모두 현장의 목소리에서 출발한 결과입니다.

올해 축제 기간 중 진행되는 베트남·타이완 여행사 대표단 팸투어 역시 그 연장선에 있습니다. 한 해 반짝 관심이 아니라, 12년 동안 이어진 관계 관리의 결과입니다.

‘지방의 한계’를 ‘지방의 무기’로 바꾸다

화천은 결코 접근성이 좋은 도시가 아닙니다. 철도도, 고속도로도, 국제공항도 없습니다. 그러나 최문순 군수는 이 한계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서울에서 두 시간, 전혀 다른 세계를 만난다”는 메시지로 바꾸었습니다.

서울에서 오전 9시에 출발해 오전 11시 화천에 도착하는 일정은 치밀하게 계산된 동선입니다. 하루 일정으로도 충분히 겨울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결과입니다. 이는 행정과 관광, 교통을 종합적으로 바라본 군정의 산물입니다.

축제는 이벤트가 아니라 ‘산업’이다

산천어축제는 단순한 지역 행사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숙박, 음식, 교통, 기념품, 지역 일자리까지 연결되는 지역 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 한 명이 남기는 소비는 단순 입장료를 넘어 지역 경제 전반으로 확산됩니다. 최문순 군수의 12년은 축제를 ‘소비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키워낸 시간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행정의 중심에 ‘사람’을 놓다

최 군수의 군정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사람 중심 행정’입니다. 관광객도, 군민도, 현장 직원도 모두 정책의 대상이 아니라 정책의 주체로 대했습니다.

동남아 관광객들이 얼음판에서 연신 사진을 찍고, 아이처럼 웃는 모습은 단순한 관광 장면이 아닙니다. 그 이면에는 “불편함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자”는 행정의 세심함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12년, 흔들리지 않은 방향성

지방 행정에서 12년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입니다. 환경이 바뀌고, 유행이 바뀌는 동안에도 화천군의 겨울 전략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겨울은 화천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다.”

이 한 문장은 12년 동안 일관되게 실천되었습니다.

결론

화천산천어축제에 몰려드는 동남아 관광객의 환호는 단순한 관광 성과가 아닙니다. 그것은 12년 동안 현장을 직접 누비며 신뢰를 쌓아온 한 지방자치단체장의 뚝심이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최문순 화천군수의 12년은 ‘지방은 한계가 있다’는 통념을 뒤집은 시간입니다. 겨울이 없는 나라에 겨울을 팔겠다는 발상,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집요한 실천은 지방행정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산천어축제의 얼음 위에서 웃고 있는 동남아 관광객들의 모습은 곧 화천이 걸어온 12년의 성과이며, 동시에 지방의 미래가 어디에 있는지를 말해주는 장면입니다.

지방은 작지만, 방향이 옳고 사람이 중심에 있다면 세계가 찾아온다는 사실을 화천은 증명해 보였습니다.【화천인사이트 발행인, Publisher@hwacheon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