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 경쟁 현실, 국무총리 표창 탈락에서 배운 씁쓸한 교훈
공직사회 경쟁 현실이란 주제를 놓고 생각해 볼 때, 떠오르는 말이 있습니다. ‘당신의 적은 가까이에 있다’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공직사회를 떠올릴 때 흔히 안정과 협력을 먼저 생각합니다. 특히 작은 시골 지역의 공직사회라면 서로 도우며 지내는 따뜻한 공동체일 것이라 짐작하기 쉽습니다.
같은 지역에서 오랫동안 함께 근무하고, 서로의 얼굴을 잘 알고 지내는 관계이기 때문에 경쟁보다는 동료애가 더 강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나 역시 오랫동안 그렇게 믿어왔습니다. 대도시는 몰라도, 작은 시골 공직사회만큼은 여전히 인간적인 온기가 남아 있는 공간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어느 해 가을, 한 번의 경험을 통해 나는 공직사회 경쟁 현실이 결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사건은 뜻밖의 행운처럼 시작되었지만, 결국 나에게 공직사회 경쟁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는 하나의 교훈으로 남았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행운
2010년 10월 어느 날이었습니다. 평소 친분이 있던 통신사 간부에게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어떤 언론사에서 당신을 국무총리 표창 후보로 추천했다더라. 총리실에서 확인차 내려갈 것 같다.”
순간 귀를 의심했습니다. 공무원으로 살아가면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는다는 것은 결코 흔한 일이 아닙니다. 더구나 내부 추천이 아니라 외부 기관에서 추천했다는 사실은 더욱 뜻밖이었습니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에게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형님, 혹시 추천하신 분이 형님입니까?”
그는 잠시 웃더니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그래, 내가 추천했다. 시골 공무원이 SNS로 지역 홍보도 하고 인터넷 매체에 지역 이야기를 꾸준히 쓰는 모습이 좀 특이하게 보이더라. 그래서 한번 추천해 봤다.”
당시 나는 개인 SNS 계정을 통해 지역 소식을 알리고, 인터넷 매체에 화천의 이야기들을 꾸준히 써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흔한 일이지만 당시에는 공무원이 그렇게 활동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나는 그 전화를 받고 뜻밖의 행운이 찾아온 것 같은 기분을 느꼈습니다.
공직사회 경쟁 현실, 드러난 검증 과정
시간이 조금 흐르면서 그 일은 자연스럽게 잊혀졌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읍내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선배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오늘 누가 와서 너에 대해 묻고 가더라.”
순간 머릿속에서 잊고 있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뭐라고 묻던가요?”
“네 평판이 어떤지, 술 마시고 사고 치는 일은 없는지, 주민들 사이에서 어떤 이미지인지 그런 걸 묻더라.”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그래서 뭐라고 하셨어요?”
선배는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있는 그대로 말했지. 별 볼 일 없는 녀석이라고.”
그는 농담처럼 말했지만, 나는 그 말을 통해 총리 표창 검증 과정이 생각보다 현실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총리실 담당자는 화천에 내려와 주민 몇 명을 만나 나의 평판을 확인했고, 이어 군청을 방문해 직원들을 상대로 개별 면담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질문의 내용은 대략 이런 것들이었다고 합니다.
- 이 사람이 직책을 이용해 부당한 지시를 하지는 않는지
- 직원들과의 관계는 원만한지
- 조직 내부에서 신뢰를 받고 있는 사람인지
나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주민 평가는 어찌 될지 몰라도 직원들과의 관계만큼은 나름 괜찮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공직사회 경쟁 현실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랐습니다.
총리표창 탈락
며칠 뒤 휴대전화로 한 통의 문자가 도착했습니다.
“귀하께서는 이번 표창 대상에서 제외되었습니다. 다음 기회에 다시 뵙겠습니다.”
문자를 읽는 순간 머리를 망치로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며칠 후 나를 추천했던 통신사 간부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왜 탈락했는지 궁금해서 알아봤다.”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혹시 제가 뭘 잘못한 겁니까?”
그는 잠시 말을 고르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민 평가는 대체로 좋았다고 하더라. 그런데 직원 평가에서 문제가 있었대.”
총리실에서는 주민 다섯 명, 직원 다섯 명 정도를 인터뷰했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이야기를 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직원 인터뷰에서 다섯 명 중 세 명이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이 남긴 평가는 이런 식이었다고 합니다.
“그 정도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그 사람 겉으로는 괜찮아 보여도 사실은 별로입니다.”
결국 결과는 간단했습니다.
직원 평가 60% 부정. 표준 미달.
그 순간 나는 처음으로 공직사회 경쟁 현실이라는 단어를 떠올렸습니다.

집에서 들은 한마디, 공직사회 경쟁 현실의 본질
그날 저녁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넋두리를 털어놓았습니다.
“내가 그렇게 문제가 많은 사람인가?”
아내는 한참 이야기를 듣더니 말했습니다.
“이번 일을 크게 배웠다고 생각해.”
위로를 기대했지만 돌아온 말은 의외였습니다.
“앞으로는 더 겸손하게 살아. 괜히 잘난 척하거나 앞서 나가려 하지 말고.”
조금 억울한 마음이 들어 물었습니다.
“당신 같으면 어떻게 말했겠어?”
아내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습니다.
“생각해 봐. 공무원 조직은 결국 경쟁 사회야.”
그리고 이어진 말은 지금도 내 기억 속에 남아 있습니다.
“총리 표창이면 가점이 붙잖아. 결정적인 순간에 당신은 그 사람들의 경쟁 상대가 되는 거야. 그럼 당신 같으면 좋은 이야기 해 주겠어?”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비로소 공직사회 경쟁 현실이란 게 뭔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후배 공직자들에게
나는 그날 이후 크게 두 가지를 마음에 새겼습니다.
첫째, 공직사회 경쟁 현실은 실력만으로 평가받지 않습니다.
조직 속에서의 태도와 관계, 작은 말 한마디까지도 결국 평가의 일부가 됩니다.
둘째, 겸손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입니다.
조금 앞선다고 해서 티를 내거나, 인정받는 순간 스스로를 드러내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보이지 않는 견제가 생깁니다.
공직사회는 생각보다 좁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평가는 생각보다 오래 남습니다.
실패가 준 값진 교훈
돌이켜 보면 그때 총리 표창을 받지 못한 것은 분명 아쉬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생각해 보면 그 사건은 나에게 더 큰 교훈을 준 경험이었습니다.
만약 그때 표창을 받았다면 나는 더 우쭐해졌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조직 속 인간관계를 그렇게 깊이 생각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인생은 종종 실패를 통해 더 큰 깨달음을 줍니다.
마무리하며
후배 공직자들에게 꼭 한 가지 말하고 싶습니다.
공직사회에서 가장 무서운 적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때로는 같은 사무실 책상 건너편에 앉아 있는 사람일 수도 있고, 때로는 스스로의 자만심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언제나 겸손하라.
그리고 사람을 소중히 여기라.
조직 속에서 살아가는 공직자에게
그것보다 더 중요한 덕목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그것이 공직사회 경쟁 현실입니다. 【화천인사이트 발행인, Publisher@hwacheon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