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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감나무 재배 실험기, 혹한의 땅에서 감나무가 자랄 수 있을까!

화천 감나무, ‘정말 불가능한 이야기일까’라는 생각에서 작은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단순한 이야기지만, 공개해 볼까 합니다.

강원도 화천군은 겨울이 유난히 혹독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겨울이면 강이 두껍게 얼고 산골 마을의 새벽 공기는 살을 에듯 차갑습니다.

이 지역의 겨울 평균 기온은 약 영하 6도 정도이며, 가장 추운 1월 평균 기온은 영하 9도 안팎까지 떨어집니다. 이러한 기후 때문에 오래전부터 지역 사람들 사이에는 하나의 상식 같은 말이 있습니다.

“화천에서는 감나무가 자라기 어렵다.”

그래서 ‘화천 감나무’라는 말은 조금 낯설게 들리기도 합니다. 감나무는 따뜻한 지역에서 잘 자라는 과수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연은 때때로 우리의 상식을 뒤집습니다. 저는 우연한 계기로 화천 감나무의 가능성을 직접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작은 실험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화천 감나무를 발견한 곳, 발전소 샘터

가끔 집 건너편에 있는 화천발전소 옆 샘터에 가서 물을 떠 오곤 합니다.

이곳에서 나오는 물은 참 신기합니다. 물통에 오래 보관해 두어도 쉽게 이끼가 끼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집에 정수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음용수로 사용하기도 하고, 화분에 물을 줄 때도 종종 이용합니다.

2년 전 가을이었습니다. 평소처럼 샘터에 물을 뜨러 갔다가 저는 뜻밖의 풍경을 마주했습니다. 샘터 옆에 커다란 감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고, 그 나무에는 작은 토종감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습니다.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단 하나였습니다.

“화천 감나무가 실제로 존재하는구나.”

지금까지 막연하게 “화천에서는 감나무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왔는데, 눈앞의 감나무는 그 상식을 조용히 뒤집고 있었습니다.

화천발전소 앞 감나무

왜 화천에 감나무가 흔하지 않을까

감나무는 일반적으로 온화한 기후를 좋아하는 과수입니다. 화천의 겨울 평균 기온은 영하 6도, 1월 평균 기온은 영하 9도 정도입니다.

이 정도 평균 기온만 놓고 보면 감나무가 전혀 자라지 못할 환경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감나무 재배에서 중요한 것은 평균 기온이 아니라 극한 기온입니다.

화천은 산간 내륙 지역 특성상 갑작스러운 한파가 찾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온이 영하 15도 이하로 떨어지는 혹한이 반복되면 감나무의 꽃눈이나 가지가 동해를 입을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어린 감나무는 이런 추위에 매우 약합니다. 그래서 화천 감나무 재배가 어렵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생겨난 것입니다.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감나무 한 그루

그런데 발전소 앞 감나무는 이 모든 조건을 견뎌냈습니다. 수년 동안 화천의 겨울을 버티며 살아남았다는 것은, 이 나무가 화천 기후에 어느 정도 적응한 감나무일 가능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자연에서는 이런 일이 종종 일어납니다.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은 개체는 그 환경에 맞게 점차 강한 내성을 갖게 되기도 합니다.

어쩌면 이 감나무는 단순한 감나무가 아니라 화천 감나무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살아 있는 사례일지도 모릅니다.

그 나무를 바라보며 저는 문득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집 울타리 옆에도 감나무 한 그루가 있다면 참 좋겠다.”

눈이 쌓인 겨울 산골 마을의 울타리 옆에 감나무가 서 있는 풍경. 그것은 흔한 풍경이 아니라 오히려 매우 독특하고 아름다운 장면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분명 ‘화천 감나무’라는 특별한 풍경이 될 것입니다.

화천 감나무 만들기, 첫 번째 도전, 꺾꽂이 실험

지난해 작은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발전소 앞 감나무의 가지를 조금 잘라 와서 꺾꽂이를 시도해 본 것입니다.

며칠 후 가지 끝에서 잎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성공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된 사실은 조금 달랐습니다.

그 잎은 새로운 뿌리가 내려 자란 것이 아니라 줄기에 남아 있던 양분을 이용해 잠시 나온 것이었습니다. 결국 뿌리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감나무는 일반적으로 삽목 번식이 거의 되지 않는 나무라는 점이었습니다. 대부분 씨앗을 키운 뒤 접목을 통해 재배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삽목 도전 그리고 실패

씨앗에서 시작한 화천 감나무 실험

그래서 방법을 바꾸었습니다. 이번에는 씨앗으로 감나무를 키워 보기로 한 것입니다.

지난해 12월, 발전소 앞 감나무 아래 떨어진 감 하나를 주워 씨앗을 꺼냈습니다. 그리고 약 두 달 동안 냉동실에 보관했습니다.

감나무 씨앗은 겨울을 지나야 발아가 잘 됩니다. 자연에서는 땅속에서 겨울을 보내고 봄에 싹을 틔우기 때문입니다.

올해 2월 초, 실내 화분에 씨앗 다섯 개를 심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그중 한 개에서 작은 싹이 올라왔습니다. 작고 연약한 연두빛 싹이었지만,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미래의 화천 감나무일지도 모른다.”

미래의 화천 감나무가 될 어린 싹

앞으로 진행될 화천 감나무 접목 실험

이 감나무 싹은 조금 더 자라면 새로운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4월 중순쯤 화분을 야외에 내놓아 햇빛과 바람에 적응시키고, 이후 집 울타리 옆에 옮겨 심을 계획입니다.

그리고 약 1년 정도 자라 줄기가 단단히 목질화되면 또 하나의 작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접목입니다.

발전소 앞 감나무의 가지를 잘라 어린 나무에 접목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열매가 달리는 시기를 크게 단축할 수 있습니다.

씨앗으로 키운 감나무는 보통 7~10년이 지나야 열매를 맺지만, 접목을 하면 3~4년 안에도 결실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화천 감나무 재배 실험은 훨씬 빠르게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론, 작은 실험이 만드는 새로운 풍경

이 실험이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화천의 혹독한 겨울이 어린 감나무를 시험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자연의 가능성은 언제나 인간의 상식보다 넓습니다.

이미 발전소 앞 감나무가 그 사실을 보여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화분 속에서 자라고 있는 작은 싹은 아직 연약하지만, 그 안에는 하나의 작은 꿈이 담겨 있습니다.

앞으로 몇 년 뒤 우리 집 울타리 옆에 감나무 한 그루가 서 있고 그 가지마다 주황빛 감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풍경.

만약 그날이 온다면 그것은 단순한 과일나무 한 그루가 아니라 ‘화천 감나무’라는 새로운 가능성의 상징이 될 것입니다.【화천인사이트 발행인, Publisher@hwacheon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