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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은 표가 아니라 신뢰다, 지킬 약속을 하는 사람이 표를 얻는다

선거철이 돌아오면 거리마다 현수막이 넘쳐나고, 마이크 소리가 마을을 채웁니다. 저마다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며 표를 구합니다. 그런데 유권자들은 이제 알고 있습니다. 화려한 말보다 실현 가능한 약속이 훨씬 무겁다는 것을 말입니다.

2026년 6월 3일, 화천군민들은 새로운 군수를 선택해야 합니다. 국민의힘 최명수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세훈 후보, 두 사람이 군수 자리를 두고 맞붙습니다. 이 선택의 기준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우리는 최근 발표된 한 평가 결과에서 중요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숫자가 말하는 것

지난 4월 10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전국 기초단체장을 대상으로 한 ‘2026년 민선 8기 공약 이행 및 정보공개 평가’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화천군은 강원도 내 군 단위 지자체 중 유일하게 A등급을 받았습니다. 2024년 SA등급, 2025년 A등급에 이어 3년 연속 도내 최고 수준의 성적입니다.

수치는 더욱 구체적입니다. 민선 8기 공약 이행에 필요한 전체 예산 4,809억 원 중 4,106억 원을 확보해 재정 확보율이 85%를 넘겼고, 이 가운데 3,449억 원은 사업 일정에 맞춰 이미 집행됐습니다. 5대 전략 분야 46개 공약 중 36개를 완료했으며, 나머지 10개도 정상 추진 중입니다.

이 숫자들은 단순한 행정 실적이 아닙니다. 군민에게 했던 약속을 얼마나 지켰는가를 보여주는 ‘신뢰의 성적표’입니다.

공약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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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은 포장이 아니라 설계도다

공약(公約)이란 무엇일까요. 글자 그대로 ‘공개적인 공공의 약속’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공약은 종종 당선을 위한 포장지로 전락합니다. 당선되고 나면 “여건이 바뀌었다”, “예산이 부족하다”는 말로 슬그머니 사라지는 약속들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화천군의 사례가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공공산후조리원 운영, 화천커뮤니티센터 건립, 대학 등록금 및 거주비 지원, 청소년 해외연수 등 교육·보육 분야의 성과들은 인구 소멸 위기에 놓인 소규모 군 단위 지자체가 어떤 방향으로 살길을 찾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실증적 사례로, 중앙정부와 타 지자체, 연구기관까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3선에 이르는 최문순 군수의 정치적 생명력이 단순한 인기나 인맥이 아니라 ‘공약 이행’이라는 기본기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은 이번 평가가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줍니다. 주민들은 기억합니다. 말뿐인 약속과 실제로 이행된 약속의 차이를 말입니다.

직책에 걸맞은 공약인가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냉철하게 따져봐야 할 기준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직책에 맞는 공약인가’입니다.

군수는 군수가 할 수 있는 일을 약속해야 합니다. 도의원은 도의원의 권한 안에서, 기초의원은 기초의원의 역할 범위에서 공약을 내놓아야 합니다. 그런데 선거철만 되면 기초의원 후보가 국책사업을 들먹이고, 도의원 후보가 마치 도지사처럼 말하는 장면이 반복됩니다. 터무니없는 공약은 유권자를 현혹하는 언어이지, 지역을 바꾸는 설계도가 아닙니다.

화천군은 인구 약 2만 3천여 명의 작은 군입니다. 예산 규모도, 행정 인력도 제한적입니다. 그런 조건 속에서도 최문순 화천군정이 재정 확보율 85%, 46개 공약 중 36개 완료라는 성과를 낸 것은 처음부터 ‘현실 가능한 설계’를 했기 때문입니다. 과도한 약속을 남발하지 않고, 주민 생활과 직결된 정책에 집중한 것입니다.

유권자의 눈이 달라졌다

한때 선거는 감성과 연줄의 싸움이었습니다. 누가 더 호소력 있게 말을 하는지, 누가 더 두터운 지역 연고를 갖고 있는지가 당락을 좌우했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정보가 공개되고, 평가가 공표되고, 이행 실적이 숫자로 드러나는 시대입니다.

화천군민들은 이제 단순히 기호를 찍는 것이 아니라, 지난 4년의 기록을 보고 다음 4년을 선택합니다. 두 후보 중 누가 더 현실적인 공약을 내놓는지, 그 공약이 군의 재정 능력과 행정 역량에 비추어 실현 가능한지를 따지는 눈이 생겼습니다.

유권자의 수준이 높아지면 후보의 수준도 높아져야 합니다. 화천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가, 화려한 언변이 아니라 냉정한 공약 검증의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약속을 지키는 자가 다시 약속할 자격이 있다

선거는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당선은 권력의 취득이 아니라 약속의 시작입니다. 군민에게 무엇을 하겠다고 손을 들었다면, 당선 후 그 손으로 실제로 그 일을 해내야 합니다.

6월 3일, 화천군민은 선택을 합니다. 그 선택의 기준은 현수막의 크기도, 유세차의 볼륨도 아니어야 합니다. 공약의 현실성, 후보의 이행 의지, 그리고 그 사람이 걸어온 삶의 신뢰도여야 합니다.

공약은 표를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닙니다. 주민과 맺는 계약입니다. 현실 가능한 공약을 하는 사람이, 계약을 맺을 자격이 있습니다. 화천의 유권자들이, 그 자격을 제대로 가려내는 현명한 선택을 하기를, 조용히 기대합니다.【화천인사이트 발행인, Publisher@hwacheonin.com】